무감정의 시대에서 벗어나 자기 감정에 솔직해 지기
'해파랑길 1코스'는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해운대관광안내소까지 총거리 17.8km 되는 구간이었다. '해파랑길 1코스'가 주는 경치의 아름다움은 언어로 형용할 수가 없다.
바쁜 일상을 멈추고 의미를 부여하고 걸었던 길은 '해파랑길 1코스'였다. '해파랑길 1코스'는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해운대관광안내소까지 총거리 17.8km 되는 구간이었다. '해파랑길 1코스'가 주는 경치의 아름다움은 언어로 형용할 수가 없다. 어린 시절 광안리 해변과 해운대 해변은 내게는 그저 놀이터였다. 또한 오륙도는 그저 노래 가사에 나오는 대로 다섯 개로도 보이고, 여섯 개로도 보이는 섬이었다. 하지만 걷기 위해 찾았던 이곳은 창조주의 아름다움이 이런 것인가라는 즐거움을 주었다. 보기만 해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사실 너무나도 큰 감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즐거움'의 반대말을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즐거움의 반대말은 무감정(無感情)이 아닐까. 아무 느낌 없이, 관심 없이 무심한 상태로 살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 사실 즐거움이라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감정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현대인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 감정과 담을 쌓고 살아간다. 대부분은 세상이 주는 어려움 때문에 에너지를 주는 즐거움보다는 불평과 불만 속에 사로 잡혀 아무 느낌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이처럼 무감정의 시대를 살아가는 내게 '해파랑길 1코스'는 감정을 회복하게 해주었다. 시작부터 펼쳐진 절경은 오르막 경사를 오르는 내내 계속됐다. 잠시 오륙도스카이워크에 서서 아래를 쳐다보면, 파란 바다가 주는 아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내게 찾아온 답답함 때문이었다. 나 역시 한 동안 무감정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 불과했다. 감정의 솔직함을 누리고 싶으나, 현실 앞에서는 사치였다.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현실은 나를 더욱 압박했고, 멈출 수 없는 현실 앞에 더욱 자신을 채찍질 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매일의 일상을 살면서도 사실 충분히 할 수 있는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두고 저마다의 생각들을 표현한다. 최근에도 우연히 유튜브 채널을 클릭했는데, 학교 다닐 때 익숙했던 사람이 '경제적 독립'을 위한 강의를 우연히 보게 됐다.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경제적 독립 = 시간의 자유'라는 공식이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적 독립'을 달성한 사람조차도 다시금 해결되지 않는 무감정(無感情)을 느끼면서 사는 것을 보았다. 돈에 대한 자유가 궁극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순간의 기쁨을 회복시킬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도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지금 당장 내가 감정을 회복하고 오늘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하루 충분한 감정을 느끼고, 살아가는 것을 해야 한다. 내게 씌워진 감투에 충실한 삶이 아닌, 창조주가 지으신 한 사람으로의 존재 가치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우선 돼야 하지 않을까.
'해파랑길 1코스'는 이런 생각에 빠져 있던 나에게 조용한 휴식이 되었다. 눈에게는 보이는 아름다움을, 가슴에게는 답답함에 대한 해소를, 손에게는 무한 촬영의 기쁨을, 발에게는 걷는 즐거움을 허락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걷는다. 걸으면서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으며, 오늘 하루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