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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진년 Sep 08. 2024

이랬으면 좋겠다

이랬으면 좋겠다 / 허진년


내 말년은 이랬으면 좋겠다


정확한 유통기한 표시 되어 있고

방부제 없어도 부패하지 않고

우연으로 전착되고 필연으로 고착되지 않았으면


위로나 격려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회상에 젖지 말고

까칠하였던 젊은 날의 과욕 잘라내고

물처럼 없는 듯 흘러가고


나의 부재가 세상의 걸림 해제 시키고

자신과 일체되는 순간에 눈을 내려 감고

죽음의 숭고함이 노랫말처럼 들리고

욕정 이겨 내고 단련된 아집을 벗어 버리고

병마에 시달려 비열한 행동 하지 않았으면

추억과 상반된 상처로 그어진 업보 지우고

화해하고

용서하고

용서받고


내 말년은 이랬으면 좋겠다

흔적 남기지 않는 바람 한 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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