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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진년 Sep 04. 2024

심봤다! 심봤다! 심봤다!

심봤다! 심봤다! 심봤다!

산삼을 캐거나 채집을 하는 사람들을 심마니 혹은 심메마니라고 한다.
여기서의 "심"은 산삼을 뜻하는 우리나라의 옛 말이다. 또 마니 라는 말은
범어(범어의 Mani)에서 유래된 것이라는데...아마, 큰 사람이라는 뜻인것 같다.
그리고 심마니들이 스스로를 가리킬 때 사용되는 일련의 은어(隱語)라고 볼 수 있다.

심마니 생활을 오래한 사람은 스스로를 어인御人이라 한다.
즉 대장이라 부르고 있는 점으로 보아 심마니란 산삼을 채취해낸다는 뜻을 가진 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같은 심마니들 중에서도 젊은 층에 속하며 경험이 부족한 심마니는 "소장마니",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심마니를 "어인마니"라고 부른다.
통괄적으로 이들의 언어 습성에 따르면 산삼을 캐려는 목적으로 산행(山行)에 오르는
일을 "심메"하는데, 여기에서 "심"은 산삼, "메'는 산을, 그리고 "마니"는 사람을 뜻한다.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약 500~ 1000명의 심마니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심마니들도 농사철에는 주업인 농사를 지으면서 부업으로 산삼을 찾아 나서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병을 앓고 고생을 하다 산삼을 먹고 그 효력을 실감하여
심마니로 활동하게 된 분들도 많고 최근에는 귀농을 결심한 젊은이들이 심마니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로 심마니들이 활동하는 시기는
봄이 지난 오월 달부터 눈이 내리기 전인 10월 달까지이며
한번 산행 길을 나서면 10여일, 혹은 보름이나 한달 가까이 산에서 숙식을 하며 활동을
하며 하루 중에 산삼을 찾아서 활동하기는 날이 밝아 오는 아침 5시부터 해가 지는
시간 하루 12시간 이상의 강행군으로 산을 오르내리며  오로지 산삼만 살피고 다니는
힘든 강행군이기도 하다.

심마니들은 보통 심성이 곱고 착하고, 순수하며 한가지 밖에 모르는 외골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며 산삼은 인간의 노력 보다는 산신령이나 그들이 마음 속에 믿는
어떤 신통력으로 캘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일제 강점시기에는 한 때 심마니들을 허가제로 운영 하기도 하였다.
아마, 일본 놈들이 산삼마져 착취하려는 제도적 장치이지 싶다.

심마니들이 산삼을 발견하면 "심봤다"를 크게 세번을 외친다.
이것에 대하여 여러 가지 해석과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의미를 나타내지만

산삼을 발견하여 세 번"심 봤다" 소리치면 그 주위에 있던 다른 심마니들은 엎드린다.
심마니들은 산삼을 캐기 전에 산삼을 캐었을 때 어떻게 처리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한다.
입산하여 캔 산삼을 모든 심마니들이 골고루 나누어 갖는 것을 "원앙메"라 하고
산삼을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이 독차지 하는 방법을 "독메"라고 하는데
이것은 심마니 일행이 상의하여 결정한다.

"독메"를 결정하였을 경우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가 "심 봤다"를 세 번 외치면
이 소리를 들으면 주변에 있던 다른 심마니들은 행동을 멈추고 그 자리에 엎드린다.
그러면 처음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가 자기 시야에 들어온 산삼을 실로 묶어 표시하거나
나뭇가지 등을 이용하여 산삼앞에 표시한 뒤에
"내가 본 것 이외의 것을 보아도 좋다"라고 선언("심메 보시오") 한 다음에야
그 주변에서 기다리던 다른 심마니들은
표시가 되지 않은 또 다른 산삼이 있는가 찾을 수 있다.
자기가 발견한 산삼이 있으면 그것을 캐서 자기의 산삼으로 정한다.
산삼을 깔고 엎드린 사람이 있어도 "심봤다"고 먼저 외치는 사람이 그 산삼을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심봤다"라는 소리를 3번을 듣고 그 자리에 엎드리는 것은
너가 발견한 산삼에 대하여 나는 어떠한 욕심도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평소 착하고 욕심 없던 사람도 다른사람의 좋은물건이나 보물을 보면 심성이 달라지니..
옛 위인들도 虛慾敗家라 하여 사람의 욕심을 경계 하였다.

“마켄나의 황금” 등 서부영화를 보면, 황금을 찾아서 두사람 혹은 셋, 몇 사람들이
의기투합하여 무리 지어서 서부로 황금을 찾아서 나섰다가 수 많은 난관과 역경을
맞이하면 서로 도와가며 단결하다가도 막상 금광을 발견하면 욕심이 발동하여
동업자들을 죽이거나 배신을 하면서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금광이나 산삼이나 소수의 인원이 인적이 드문 깊은 산중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어떤 제도적 장치로 사람들의 욕심을 제어하지 않으면 그 결과가 상상이 간다.

그래서 산삼을 캐는 사람들도 사람의 욕심을 경계하여 질서를 잡기 위하여
“심봤다”,”심봤다”,”심봤다”를 외치는 것이다.
 허욕이 폐가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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