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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진년 Sep 04. 2024

가을기차

가을기차

가끔씩 다니는 왕복 8차선 대로에 

건널목 차단기가 있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오늘처럼 기차가 통과하느라 차단기가 내려져

멈춰 선 경우는 없었다.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 놓는 순간

가을하늘이 뭉게구름 을 품고

차창 앞유리을 가득 채우 수채화 폭을

금방 완성하는구나.


아하, 이렇게 올해 가을하늘을 만난다.

잠시나마, 아득하게 고향하늘도 올렸.

휴대폰을 꺼내들고 재빠르게 동영상을 찍어보려는데 기관차가 뭉게구름 사이에서 힘차게 솟아 오르더니

천천히 다가선다.


기차가 지나가고 차단기도 올라갔는데

가을정취 취하여 하늘만 처다보면서 

차를 출발시키지 못하고 망연히 앉아있는데

뒷차에서 경적을 보낸다.


그래, 바쁘다는 핑계로 오는

가을을 놓치는 여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오고 있던 가을이 되돌아 가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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