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의 11월 즈음
입동을 앞두고 절기에 걸맞게 추위가 찾아왔다.
11월이면 의례 겨울에 맞이 할 맹 추위를 한 번쯤 경험하고
확 바뀌는 기온의 변화를 체감케 한다.
그래서 동절기 준비에 바빠지며 옷 장을 한 번 살펴 본다.
코트와 패딩은 상태가 괜찮나?
스웨터와 보온성 좋은 옷이 충분한지?
겨울 옷은 아무래도 두툼하고 소재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가격대가 좀 있는 편으로,
새 옷이 필요한지 아니면 올해는 패스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아.. 세탁비 또한 만만치 않다.
벌써 겨울 옷을 촘촘히 껴입고 찬 바람을 이기며 빠른 걸음을 옮기는 행인의 모습이 선하다.
직장에서도 물론 이때가 한참 바쁜 시기다.
올 해를 마감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서의 마무리가 한창이기 때문.
벌써 새 해를 의미하는 숫자가 모든 보고서에 기록되기 시작한다.
예전,헬쓱한 모습에 쾡하기도 한데 왠지 검은 눈동자만은 유독 초롱초롱하여
‘이 친구도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 나오게 생겼구만’ 하며
사업계획서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과 보이지 않는 동료의식을 나누기도 했다.
이렇게 10월과 11월에 일중독자로 전환되고,
12월 송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새 해를 맞이했다.
지금은 11월의 초….
실은 요일감각이 살짝 없어지더니,
날짜 또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
약속이 있어 외출을 해야 할 일이 아닌 이상
오늘은 몇 일, 무슨 요일인지에 크게 관여치 않게 된다.
그저 무한히 많은 시간의 여유가 있어
시간만큼은 호의적이라고 긍정의 양념을 친다.
조금 더 자주 개인 메일을 확인하고,
읽지 않은 카톡이 없도록 훑어보며,
부지런히 인스타그램을 엇뎃하는 등
아. 그리고
더 많이 주식앱을 들여다본다.
안타깝게도 어제 말한 나의 정예 용사들은 출전을 하지 못했다.
빨강이들이 파랑으로 바뀌어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기에
아직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벌써 카드 명세서를 보여주겠다고 알림이 오는데
눈 한 번 꿈뻑하고
‘그래, 금액은 확인을 해 봐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