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할 땐 머릿속을 비워보자
초, 중, 고등학생 때 소풍 때만 되면 엄마께서 김밥을 싸주셨다.
난 새벽에 일어나 엄마가 김밥을 싸는 것을 구경하며 김밥 한 알 한 알 주워먹억었다.
약 20년 전 김밥 한 줄에 천 원을 했다.
그땐 집에서 김밥을 마는 것보다 사는 김밥이 쌌기 때문에 너도 나도 천 원 김밥을 사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김밥 한 줄에 3천 원이 넘는다.
예전처럼 귀한 음식이 아닌 지금은 보편화된 음식이 바로 김밥이다.
하지만 집에선 선뜻 만들기 어려운 음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김밥은 사 먹기보다 싸 먹는 집김밥을 좋아하는 우리 식구들은 항상 김밥을 싸 먹는다.
작년 김밥을 밖에서 사 먹고 막둥이와 내가 식중독에 걸린 이후로 더욱 그렇다.
김밥은 여러 야채와 햄, 맛살등이 어우러져서 최상의 맛을 낸다.
우리 집 김밥의 특징은 지단을 아주 얇게 부쳐서 지단이 많이 들어가는 김밥이다.
또 시금치 대신 미나리를 넣어 김밥을 싼다.
그래서 여름에도 잘 쉬지 않고 맛나다.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서 하나의 하모니가 되듯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한 사람이 잘 나서 살아가는 인생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모여 최고의 팀워크로 맛을 내는 삶 말이다.
김밥을 싸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똑같은 맛을 내는 김밥은 없다. 맛이 비슷하지 정말 똑같지는 않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똑같이 생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가 있다.
그럴 땐 머릿속에 복잡한 여러 가지 재료를 꺼내 김밥을 싸는 건 어떨까?
꺼내고 꺼내 김밥을 싸서 훌훌 털어버려 보자.
김밥하나 말며 이생 각 저 생각.... 생각이 많아진다.
'잘 말아줘, 잘 눌러줘, 밥알이 김에 붙는 것처럼......-자두의 김밥가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