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핀 보다 중요한 건, 내가 보는 방향이었다”

볼링핀과 가이드 스팟

by 위피티

목표를 향하는 나만의 방향을 찾고 있다.


오전 7시 30분.

피곤한 몸을 겨우겨우 일으켜 출근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그때, 9시 수업 예정이던 회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몸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요.”


문자를 보는 순간, 걱정과 반가움이 반반 밀려왔다.

오늘따라 유난히 무거운 몸 때문이었을까.

새벽부터 쉴 틈 없이 내리는 봄비가 그 무게를 더한 듯했다.


속으로는 ‘와, 잠깐 더 쉴 수 있겠네.’

조용히 소리 없는 환호성을 외쳤다.


얼마 안 지나 10시에 예정된 OT 수업마저 당일 취소되었다.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었고, 내가 보낸 문자는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묵묵부답. 마음이 조금 헛헛했지만,

그래도 예정된 11시부터 2시까지의 수업은 무사히 마쳤다.


목소리를 아껴야 하는데, 자꾸 떠들게 된다


3일 전부터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이제 진짜 목 좀 아껴야지.’ 매번 다짐하지만,

막상 수업이 시작되면 또 촉새처럼 조잘조잘 떠들고 있다.


‘아, 너무 말하면 목 더 상하는데…’

속으로만 되뇌일 뿐이다.



집 대신 스타벅스를 택한 이유


수업을 마치고 곧장 집에 가도 되는 날이었지만,

나태한 하루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패드를 챙겨 센터 근처 스타벅스로 향했다.


감사하게도 전날 와니님이 보내준 쿠폰이 생각났다.

‘당신의 열정적인 삶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선물이었다.


스타벅스 어플에 쿠폰을 등록하고, 체다 오믈렛 베이글 샌드위치와 돌체 라떼를 주문했다. 2층으로 올라갔다. 좌석은 꽉 차보였지만, 혼자 앉을자리는 다행히 남아 있었다.


주말은 밀린 자료를 정리하는 날.

이상하게도 카페에서는 더 잘 집중이 된다.

집이 편하긴 하지만, 그 편안함은 금세 눕고 싶게 만들고,

누워있다 보면 시간이 콸콸 쏟아지니까.


오늘은 그 시간을 허투루 쓰기 싫었다.

커피라도 사 마시면, 그만큼은 성실하게 써야 할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책임감이 나를 그 자리에 붙잡아 두었다.



속눈썹 펌과 참는 습관


시간이 훌쩍 흘러 오후 5시 30분.

6시에 예약한 속눈썹 펌 시간이 다가와

부랴부랴 짐을 챙겨 미용샵으로 향했다.


시술 중 왼쪽 눈이 꽤 시렸다.

그래도 ‘괜찮겠지’ 하고 꾹 참았다.


시술이 끝날 무렵, 선생님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불편하면 말씀하시지, 왜 참으셨어요?”


나는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을 줄 알았어요.”

평소에도 피부가 예민해서 그러려니 했다.


지금은 정말 괜찮다.



고기로 충전, 볼링으로 해소


모든 일정을 끝낸 후, 배고픔이 몰려왔다.

꺼진 뱃소리는 어쩜 그렇게 시간을 딱 맞춰 오는지

오후 7시가 막 지나고 있었다.

오랜만에 ‘화로상회’에서 고기로 기름칠 좀 하고,

소화를 핑계 삼아 볼링장을 찾았다.



볼링 핀이 목표라면, 가이드 스팟은 방향이다


3월 교육데이 이후, 직원들과 함께 친 볼링이 재미있어서

주말마다 자꾸 생각이 난다.


그때 인생 처음으로 100점을 넘겼을 땐, 단순히 운이 좋았던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볼링볼이 정직하게 방향을 잡았고,

내기볼링으로 친 두 게임 모두 100점을 가볍게 넘겼다.

심지어 133점까지 도달했다.


꽤 재밌었다.

다만 게임을 마치고 나면 손가락 가운데가 얼얼하고 묵직한 감각이 남는다.


볼링을 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볼링 핀이 목표라면, 바닥에 표시된 가이드 스팟은 방향성이다.


공을 던질 땐 가이드 스팟을 보고 방향을 잡는다.

삶도 어쩌면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목표만 정해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 목표를 향해 정확하게 공을 굴리려면, 방향성도 분명해야 한다. 과정이 흔들리면 핀은 하나도 쓰러지지 않는다.


볼링장을 나오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그냥 즐기면 되는 건데… 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네.’


가끔 이런 스스로가 우습기도 하다.

하지만 이게 그냥, 나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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