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와 강박에서 벗어나 ‘나를 돌보는 운동‘을 말하다
– 운동과 마음, 그리고 삶의 속도에 대하여
책에서 이 문장을 읽고, 머릿속에 담아두었다. 아이가 어릴 적부터 잘 노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교육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놀이를 통해 창의성이 생기고, 놀이 속에서 혁신이 자란다는 그 말처럼, 몸을 잘 쓰는 법도 결국 잘 놀아본 경험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헬스 트레이너로서 사람들의 몸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다 보면, 몸의 상태만큼이나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참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억지로, 누가 시켜서 하는 운동은 오래가지 못한다. 마치 어릴 적부터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믿음 아래 자란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운동도 누군가의 기준 안에서만 하게 되면 결국 부담이 된다. 내 몸인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한 회원님이 떠올랐다. 한 달 동안 운동을 쉬고 싶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그분은 학창 시절, 심한 학업 스트레스를 겪었던 경험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 경험들이 지금까지도 무의식 중에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모두 익숙하지 않나. 무언가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 한국 사회 속에서 자라면서 공부, 취업, 외모, 인간관계까지 늘 비교되고, 성과로 평가받고, 쉬는 것도 허락받아야 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콘텐츠와 직업의 확장이 이루어지면서, 공부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시선도 늘어났지만 현실은 여전히 버겁다. 공부는 조금 자유로워졌지만, 취업은 더 어려워졌고, 우리는 점점 ‘쉬운 길’만 찾으며 ‘어려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실패는 두려움이 되었고, 타인의 성공은 깎아내리면서도 나의 실패는 지나치게 확대해 받아들이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의 가능성을 잃어버리고, 나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조차 돌아보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운동도 예외는 아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체지방을 줄이고, 또 누군가는 무게를 더 들어 올린다. 그리고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남과 비교한다.
운동을 시작하는 많은 분들이, 단순히 살을 빼거나 몸매를 바꾸기 위해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나를 다시 마주하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 마음을 들여다보며 늘 조심스러워진다. ‘빨리 변화시켜야지’ 하는 욕심보다, 지금 이 사람이 자기 속도대로 천천히 나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같이 걸어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믿는다.
몸이 건강해야 뛸 수도 있고, 마음이 단단해야 삶을 오래 끌고 갈 수 있다. 그래서 마음에도 근력이 필요하다. 그 근력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자란다.
나는 운동이 ‘돌봄’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을 향한 돌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보는 일이 우선이다. 나를 미워하지 않고, 내 몸을 탓하지 않으며, 지금 이 상태 그대로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운동은 삶의 태도를 바꿔놓는다.
부디 더 많은 사람들이 비교나 비난 대신, ‘나를 돌보는 시간’을 조금 더 가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우리는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게 바로 관계의 근력이고, 삶의 탄탄한 뿌리 아닐까.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몸을 돕는 동시에, 마음을 지지하는 사람이고 싶다.
운동이 단지 몸의 변화가 아니라, 삶을 향한 태도의 변화가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