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을 읽으며 다시 생각한 노력과 방향
월요일이 시작됐다.
주말은 늘 그렇듯 빠르게 지나가고, 다시 루틴의 시작점에 서게 된다.
회원들을 만나고, 땀을 흘리고, 식단과 운동을 점검하고 나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책 『그릿』을 펼쳐든다.
예전 같았으면 한 권을 다 읽지 않으면 왠지 찝찝했다.
책을 덮는 건 포기 같았고, 끝까지 읽지 않으면 나약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땐 독서가 ‘해야 할 일’에 가까웠다.
지금은 다르다.
한 페이지를 읽고 덮더라도, 그 문장이 내 안에서 오래 머문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책은 이제 ‘경험을 나누는 통로’,‘마음의 여유를 찾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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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2장에서 작가는 말한다.
성공을 좌우하는 건 인지 능력이 아니라 비인지 능력, 즉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운동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체형이 예뻐지는 건 운동 기술 때문만은 아니다.
꾸준히 운동을 “해내는 사람”만이 진짜 변화를 만든다.
트레이너로서 나는 늘 궁금했다.
왜 어떤 회원은 몇 달을 해도 변화가 없고,
어떤 회원은 짧은 시간에도 눈에 띄게 달라질까?
답은 단순했다.
꾸준함이라는 마음근력, 즉 그릿이 있었던 거다.
무조건 열심히 한다는 게 아니라,
힘들어질수록 다시 한 번 자세를 고쳐잡고,
피곤한 날에도 10분만이라도 몸을 움직이려는 그 의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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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로서 이 일을 하며 가장 많이 쓰는 건, 체력이 아니라 심리적 근력이다.
운동을 가르치는 일이 단순히 ‘무엇을 알려주는가’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동작이 힙에 자극이 들어가야 해요”보다 중요한 건
“당신은 해낼 수 있어요”라는 믿음을 전하는 것이다.
책 속 문장 중,
“무엇을 가르칠까보다, 어떻게 가르칠까에 주목하라”는 말은
내가 매일 회원 앞에 설 때 되새겨야 할 문장이 되었다.
가끔은 내 눈앞에 있는 회원의 체형보다
그 사람의 의지, 감정, 그리고 믿음의 상태를 먼저 읽어야 할 때가 있다.
운동은 ‘몸보다 마음’을 먼저 움직여야 효과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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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에서는 ‘자기조절력’을 이야기한다.
일이 잘될 땐 누구나 힘을 낸다.
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슬럼프가 왔을 때, 체중이 줄지 않을 때
그때 필요한 건 ‘끝까지 해보는 힘’이다.
회원들이
“체중이 안 빠져요”,
“운동해도 효과가 없어요”라고 말할 때,
나는 “지금은 몸이 바뀌는 중간 과정이에요”라고 답한다.
실패가 아니라, 멈추지 않은 중간 지점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내 삶도 그랬다.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후에도
나 역시 불안했고, 두렵기도 했고,
내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가 과연 사람들에게 닿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고,
‘잘 되든 안 되든 계속 해보자’는 마음이 나를 지금 여기까지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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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소개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은 아주 인상 깊었다.
우리는 보고자 하는 것만 본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거울 속 자신의 배만 바라보는 사람은
오늘 한 시간 동안 해낸 땀방울을 못 본다.
하루 세 끼 중 두 끼를 더 나은 선택으로 바꾼 자신을 못 본다.
나는 트레이너로서,
회원들이 스스로 보고자 하는 것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몸이 아니라, 삶을 보는 시선.
숫자가 아니라, 감각을 믿는 마음.
그리고 하루의 실패를 내일의 동력으로 바꾸는 마음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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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 나 자신에게 묻는다.
오늘 하루, 나는 얼마나 내 마음근력을 썼을까?
운동이 잘 안 되는 회원에게 얼마나 따뜻한 시선을 보냈는지,
지친 나 자신에게는 얼마나 관대했는지를 되짚는다.
그릿은 단지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게 아니다.
힘들수록 더 단단해지는 자세,
흔들려도 멈추지 않는 방향,
실패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해내는 능력.
트레이너로서, 사람을 다루는 내 직업 안에는
이 모든 ‘마음근력’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