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밤마다 아내를 빼앗기는 남편의 저주

여포아내

by 여포아내

아들은 몇 살까지 엄마와 같이 자나요?


“엄마 오늘도 나랑 잘 거지? 나랑 자야 해”

저녁 잘 시간이 다가오자 한별이는 엄마에게 확인합니다. 자기랑 자야 한다고요.

아기를 키우면서 잘 못한 것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분리수면을 못한 거였습니다.

아기 때부터 같이 자다 보니 지금까지도, 이번 5학년이 되어서도 계속 같이 자려고 해요.


“안돼! 엄마는 아빠 꺼야. 너도 다 컸으니까 이제 혼자 자!”

“아니야. 엄마는 내 꺼야. 나랑 잘 꺼야”


남편과 아들은 이렇게 한동안 싸우더니 합의를 했습니다.

엄마와 같이 자는 요일을 정했어요.

아빠는 월화수목, 한별은 금토일


하지만 이렇게 정해놓아도 아들은 별 핑계를 대며 엄마와 자려 합니다.


제가 먼저 불 끄고 침대에 누우면 잠시 후

“여보~ 저 왔어요. 험험. 여보~ 저 왔어요. 험험. ”

목소리를 낮게 깔고 아빠 목소리 흉내 내면서 한별이가 따라옵니다.

이러면 엄마는 마음이 약해져서 한별이를 안아주고요.


아니면 자기 방에 누워서 엄마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 엄마가 제일 좋아

❛ 사랑해요

❛ 굿나잇 사랑

❛ 엄마 쫌 이따 와요 ❜

그러면 또 마음이 약해져서 한별이방으로 가고요.


어느 땐 자기 방에 누워서 자꾸 엄마를 불러요.

"엄마~ 일루 와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빨리 와요~ 엄마~ 엄마~"

하도 애절하게 불러대니 혼을 내다가도 다시 갑니다.


"에잇, 빨리 분가시켜야지.

야! 너 스무 살 되자마자 꼭 분가해!

아니, 고등학교도 기숙사 있는 데로 가!"

남편은 화가 나서 저쪽 아들방을 향해 큰 소리로 말합니다.



“한별아, 아빠는 맨날 혼자 자는데 너는 아빠가 불쌍하지 않니?”

“1년만 기다리라고 하세요. 1년 후엔 돌려줄게요”

무에야?

"엄마도 제가 같이 자자고 할 때 같이 자요.

저도 사춘기 되고 크면 엄마가 저랑 같이 자고 싶어도 못 자요"

뭬야?



어제저녁 잘 시간


“오늘 저는 누구랑 자나요?”

“엄마 저랑요”

“야 너 왜 오늘도 엄마 뺏어가? 오늘은 아빠랑 잘 거야!”

“안돼. 나랑 잘 거야!”

“......"

"너,, 너도 나중에 네 자식한테 당해봐라."

"너는 애기 3명 낳아서 나보다 더 오래 아내 뺏겨봐라!"

“윽.. 나한테 그런 저주를 하다니.. 안돼... ”




keyword
이전 10화처가에 가는 기름값은 아내가 내라고 하는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