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꽉 잡혀산다는 얘기가 시어머님 귀에 들어갔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by 여포아내

" 여보, 오늘 저녁은 엄마집에서 먹는대요. 이따가 퇴근하고 집에 가서 전화하면 한별이랑 그때 내려오세요~ "


오후 4시쯤에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한별이의 큰 고모부 생신이셔서 어머님댁에 다같이 모여 저녁을 먹는대요.

어머님은 이렇게 딸, 사위, 아들, 며느리 생일에 온 가족을 부르시고 같이 밥을 먹습니다. 준비는 어머님이 거의 다 하셔요.


밥을 먹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다같이 둘러 앉아 케이크를 먹습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말했어요.

" 어, 여기 장씨가 제일 많고, 윤씨가 그 다음 많다! "

엥 좀 엉뚱한 이 말이 나오자 다들 성씨별로 몇 명인지 세기 시작했습니다.

" 여기는 할머니 집이니까 장씨가 제일 많지! "

" 장씨가.. 5명! 윤씨는...4명! 그리고 이씨네가 3명, 홍씨네도 3명이다! "


" 푸하하하 김씨는 2명밖에 안 된다 "

" 엄마, 김씨는 엄마하고 할머니 2명밖에 없어요. 김씨가 제일 적어요 "

우리 한별이도 저를 놀립니다.

그걸 보시고 어머님께서 주위를 둘러보며 말씀하셔요.

" 야, 니들이 아무리4명, 5명 많아봐야 다 소용없다.

지영아 여기서 김씨가 너랑 나랑 2명이어도 우리 둘이서 15명을 다 이기고 사니까 아무 상관없다. 하하하하 "


어머님의 그 말씀을 듣고 저는 좋은 게 아니라 속으로 " 앗! " 했어요.

아버님도 강한 분이시긴 하지만 사실 어머님이 실세인 것은 누구나 다 알거든요?

그런데 저까지 끌어가셔서 어머님과 저 둘이서 이기고 산다고 하시다니...


물론 제가 집에서 여포짓 하고 있지만 그거야 우리 집에서만 그런 거지,

대외적으로 저는 "아~버~니임~? 어~머~니임~? 여보~? 이거 드세요오~?" 이런 컨셉이거든요.

밖에선 여포짓 안 하죠.


근데 어머님은 다 알고 계신가봐요.


이렇게 은연중 다 알고 있지만 시댁에서는 공식화되지 않아야 하는 것. 바로 제가 여포짓 한다는 사실이죠.

그러나 어제 저녁 일이 터지고야 말았으니 ㅠㅠ ...

우리 남편이 저에게 꽉 잡혀산다는 말이 고향동네 아줌마의 입을 통해 우리 어머님 귀에 들어갔대요!!

아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남편은 오늘 아버님댁에 일이 있어 퇴근하고 잠깐 들렀다가 온다고 했습니다.

" 삐삐삐삐 "

“ 여보 오셨어요~ ”

“ 네, 왔어요.

여보, 나 아까 엄마집에 갔는데 엄마가 나 보자마자 뭐라고 한 줄 알아요? ”

“ 야, 순희 엄마가 아까 ‘영일이는 아주 마누라한테 꽉 잡혀산다면서요?’ 하던데

아니 그게 무슨 말이니? ”

했어요 "


에헤?!! 저는 여기까지 말을 듣고 저는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집에서 여포짓하는 거야 어머님도 어느 정도 눈치 채신 것이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얘기가 나올 정도도 아니고... 이렇게 나와서도 안 되고요...

그것도 남이 하는 말이 어머님 귀에 들어갔다고요 ??

저야말로 깜짝 놀라서 재촉했습니다.

“ 여보 그게 무슨 말이에요?? ”

“ 아~ 그게 사실 여보한테 말 안 했었는데 며칠 전 밤에 전화가 왔었어요 ”




이야기는 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각.

저는 먼저 자고 있었고 남편은 친구와 스타 크래프트 게임을 하고 끝냈습니다.

스타를 좋아하는 한별이는 아빠가 스타 게임하는 걸 옆에서 구경하는 것도 무척 좋아하지요.

다섯 판 게임이 끝나고 남편과 한별이는 게임 리플레이를 봅니다.

" 아~ 아빠는 마음은 있는데 손이 안 따라주네요. 아빠 손이 느려요. "

" 아빠 담엔 나도 시켜줘요. 아빠대신 내가 할게~~"

" 임마, 제발 좀 그렇게 해줘라. 나도 친구가 하자고 하니까 하는거지.

너랑 스타해줘야지, 친구랑 스타해줘야지, 일주일에 스타 두번 하느라 나 아주 피곤하다.

네가 얼른 실력이 늘어서 내 대신 내 친구랑 해줘라. 나 좀 쉬게 해줘~ "

둘은 이런저런 얘기해가며 스타 리플레이를 재미나게 봅니다.


그때 남편 전화가 울려요.

“ 뭐야, 이 밤 늦은 시간에 무슨 전화야!

어라? 그것도 모르는 번호잖아? ”

남편은 받을까 말까 하다가

“ 여보세요 ”

다소 퉁명스럽게 받았습니다.

“ 야, 영일아 나야. 나 순희야! ”

순희? ”


여기서 순희는 남편 친구입니다.

어릴적 동네에 남자아이 남편, 여자아이 순희, 영희 이렇게 또래가 셋이 있어서 학교를 같이 다녔대요.

그 중 영희는 서로 연락이 전혀 없고, 순희는 10년에 한 번 꼴로 전화 한다고 합니다.

서로 안부를 물으니 순희는 전라도에 영희는 강원도에 산다고 해요.


“ 야, 우리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셋이서 단톡방을 만들자 ”

순희가 말했습니다.

“ 어, 나는 그런 거 안 만드는데 ”

“ 아니 왜?!! ”

“ 우리 집사람이 그런 거 싫어해 ”

“ 뭐라고? 단톡방이 어때서! 그냥 카톡인데!

야 그럼 셋이서 만나자. 나랑 너랑 네 와이프랑!

둘이 만나는 것도 아니고 셋이 만나는 것은 괜찮지?? ”

“ 아니 그것도 우리 집사람은 싫어해 ”

“ 아니! 그냥 옛날 고향 친구 만나서 한 잔 하는게 왜 싫어!! ”

“ 어, 우리 집사람은 술 안 마셔 ”

순희는 화가 났나 봐요.

이후에 순희는 자기 엄마에게 영일이는 아주 지 마누라한테 꽉 잡혀 산다는 얘길 했고, 그 얘기가 어머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된 거였습니다.


저는 남편이 참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것보다 먼저 어머님이 걱정이 되어 물어보았습니다.

“ 그랬어요! 그럼 이 얘길 어머님께 말씀드리니 어머님은 뭐라고 하셨어요? ”

“ 엄마가 뭐라고 하겠어요. 그거야 안 만나는 게 당연하다고 잘했다고 하시죠 ”

“ 그렇죠?"

" 여보 근데 여보가 참 잘 하셨네요.

그렇게 하라고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대응하셨대요?

여보~ 다음에도 그렇게 하세요. 아셨죠? ”

“ 넵, 그럼요! 걱정마세요 ^^ ”


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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