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4월 1일의 고사성어(92)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 매화는 평생을 추운 곳에서 살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
* 조선, 신흠(申欽)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조선시대 문인 상촌(象村) 신흠(1566~1628)의 시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고난 속에서 살아도 그것이 옳은 길이라면 자신의 고귀한 지조를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다는 의미다. 공자도 “날이 추워진 뒤라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새삼 알게 된다”(‘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고 하지 않았던가.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 유배지에서 제자 이상적의 의리에 감동을 받아 공자의 이 구절과 사마천 《사기》 <정세가>의 “권세와 이익으로 만난 자들은 그 권세와 이익이 없어지면 멀어지기 마련이다(이권리합자以權利合者, 권리진이교소權利盡而交疏)”는 천고의 명언을 인용하며 절세의 ‘세한도(歲寒圖)’를 남겼다.
선거를 통해 여러 분야의 일꾼을 뽑을 때마다 유권자들의 심사는 복잡하다. 정치권이 지리멸렬이면 선거에 대한 관심도 싸늘한 편이다. 하지만 나라와 내 지역의 살림, 그리고 교육을 맡길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나 몰라라 넘길 수 없다. 문제는 도대체 어떤 인물을 가려서 뽑아야 할지 신뢰할 만한 정보와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그럴 때는 위의 말씀들과 전국시대 이극(李克)이 제시한 사람을 판별하는 다음 다섯 가지 기준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지?
첫째, 평소 때 어떤 사람을 가까이하는가?
둘째, 부귀할 때 어떤 사람이 오가는가?
셋째, 벼슬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을 추천하는가?
넷째, 곤궁할 때 어떤 일을 하지 않는가?
다섯째, 어려울 때는 무엇을 취하지 않는가?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으로 평생을 올곧게 사셨던 조지훈 선생은 <지조론>이란 글에서 철나서 자신이 세운 뜻을 바꾸는 것은 모두 변절이라고 일갈했다. 당적을 바꾸거나 소신 바꾸길 밥 먹듯 하는 지금 우리 사회 지식인과 지도층 입네 하는 인사들의 꼴을 보노라면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은 파렴치한 인사들도 적지 않아 조지훈 선생의 ‘지조론’이 생뚱맞아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 뜻이 더 귀하고 소중하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
* 표지 그림: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4월 1일
- 문인상경(文人相輕)
- 문인들은 서로를 무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