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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Apr 25. 2024

고사성어 365

4월 25일: 면유습(俛有拾), 앙유취(仰有取).

4월 25일의 고사성어(116)


면유습(俛有拾), 앙유취(仰有取).


* 엎드리면 줍는 것이 있고, 고개를 쳐들면 얻는 것이 있다.

* 《사기》 <화식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화식열전>에는 비중은 다르지만 30여 명의 상인들과 그 치부법이 소개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상인들의 직업이 실로 다양하다는 사실이다. 전국시대 이래로 각국이 가장 중요하게 취급했던 소금과 철로 대규모 사업을 운영한 대상인부터 목축업자, 유통업자, 고리대금업자, 화장품 장수, 술장사, 순대 장사, 수의사 등등 다양했다.

그중에서 지금의 산동성 동부 조(曹) 지역에서 성공한 병씨(邴氏)는 대장장이로 시작하여 몇 만 금의 부를 축적하는 거부가 되었다. 그는 대장장이로 돈을 모아 행상을 하면서 동시에 고리대금업도 함께 했는데, 자기 지역뿐만 아니라 여러 군과 나라를 돌면서 돈을 빌려주었을 정도로 사업 범위 넓었다. 

병씨가 활동한 지역은 춘추시대 노(魯) 나라에 속했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평소 검소하고 절약하는 풍습이 몸에 배어 있어 다른 지역 사람들로부터 자린고비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병씨는 특히 더 그랬던 모양이다. 그가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평소 집안사람들에게 ‘엎드리면 줍는 것이 있고, 고개를 쳐들면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꼭 지키라며 약속까지 받아냈다고 한다. 움직였다 하면 반드시 무엇인가를 얻던지 돈을 벌든지 하라는 가훈 아닌 가훈이었던 셈이다.

병씨의 치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지역 사람들의 풍습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노나라는 공자의 고향으로 예로부터 학문을 중시하고 예절에 밝았지만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그 문화전통이 퇴색하더니 한나라 때 오면 완전히 달라졌다. 여기에 병씨가 한몫을 했는데, 그가 이런저런 방법으로 엄청난 부를 쌓는 걸 본 사람들이 학문을 버리고 장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던 것이다. 사마천은 그 모두가 병씨의 영향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 상인이 지역의 풍습까지 바꾼 사례였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면유습(俛有拾), 앙유취(仰有取).

대장장이와 고리대금으로 치부한 병씨는 절약이 몸에 배어 있었고, 모든 활동이 수입을 염두에 두었던 프로 사업가였다. 사진은 병씨 족보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4월 25일

- 양계자불축리(養鷄者不畜狸). 

- 닭을 키우는 사람은 삵쾡이(너구리)를 기르지 않는다.

https://youtu.be/XBWFSCnJG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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