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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May 03. 2024

고사성어 365

5월 3일: 적훼소골(積毁銷骨)

5월 3일의 고사성어(124)


적훼소골(積毁銷骨) 


* 헐뜯음이 쌓이면 뼈도 깎는다.

* 《사기》 <장의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다소 살벌한 위 사자성어는 전국시대 불세출의 유세가 장의(張儀)가 위나라 왕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용하고 있다. 잠시 장의의 말을 한번 들어보자.


“신이 듣기에 ‘가벼운 깃털도 많이 쌓이며 배를 가라앉게 하고(적우침주積羽沈舟)’, ‘가벼운 사람도 떼를 지어 타면 수레의 축이 부러집니다(군경절축群輕折軸)’.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이고(중구삭금衆口鑠金)’, ‘여러 사람의 헐뜯음은 뼈도 깎는다(적훼소골積毁銷骨)’고 합니다.”


이 얼마나 절묘한 말인가?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이고, 여러 사람의 헐뜯음은 뼈도 깎는다.” 근거 없는 이야기라도 하고 또 하면 사실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든다. 이것이 유언비어의 힘이고, 여론몰이의 변치 않는 고전적 방식이기도 하다. 증자의 어머니가 아들이 사람을 죽였다는 이야기를 세 번 연달아 듣고는 결국은 믿었다는 고사도 있지 않은가?

위 장의의 말은 《국어(國語)》라는 책에 인용된 “여러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성(城)을 만들고, 여러 사람의 입은 쇠를 녹인다”는 속담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전국책(戰國策)》에도 같은 성어가 보인다. 오래전부터 이와 비슷한 속담이나 격언들이 전해져 온 것 같다. 

그리고 ‘적훼소골’은 이처럼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인다’는 ‘중구연금(衆口鍊金, 또는 중구삭금衆口鑠金)’과 같이 쓰이는데, 거의 같은 뜻으로 ‘적훼소금(積毁銷金, 헐뜯음이 쌓이면 쇠도 깎는다)’이나 ‘적참마골(積讒磨骨, 헐뜯음이 쌓이면 뼈도 간다)’이란 성어도 파생시켰다. 

조직에 유언비어나 험담 같은 불량한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리더의 리더십과도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특히, 리더가 결단해야 할 일에 머뭇거리며 우유부단(優柔不斷)한 모습을 보이거나, 특정한 부서나 특정한 인물만을 편드는 편애(偏愛)를 보이면 거의 틀림없이 험담이나 유언비어가 나타난다. 그래서 예로부터 리더는 ‘불편부당(不偏不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 것이며, 어느 편을 들지도 말라’는 뜻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중구연금(衆口鍊金), 중구삭금(衆口鑠金)

* 적훼소골(積毁銷骨), 적훼소금(積毁銷金), 적참마골(積讒磨骨)

* 적우침주(積羽沈舟), 군경절축(群輕折軸)

유세가들은 언어의 연금술사와 같았다. 민심과 세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위에 많은 공부를 통해 단련된 언변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그림은 유세가 장의(왼쪽)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5월 3일

- 방서(謗書) 

- 비방 문서, 비방서

https://youtu.be/yIp61Bk61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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