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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May 07. 2024

고사성어 365

5월 7일: 곡학아세(曲學阿世)

5월 7일의 고사성어(128)


곡학아세(曲學阿世)


* 왜곡된 학설이나 학문으로 세상에 아첨한다.

* 《사기》 <유림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곡학아세’, 유명한 고사성어다. 이와 비슷한 성어로는 ‘자신의 뜻을 굽혀 남의 비위를 맞춘다’는 뜻의 ‘곡의봉영(曲意逢迎)’이란 것도 있다.

사이비 지식인들에 대한 이 따끔한 충고는 한나라 초기 경제(景帝) 때의 박사 원고생(轅固生)이 권력자의 눈치만 보는 유학자 공손홍(公孫弘, 기원전 200~121)에게 “ (그대는) 바른 학문으로 바른말을 하는데 힘써야지, 왜곡된 학문으로 세상에 아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오”라고 한 데서 나왔다.

공손홍은 60세 늦깎이로 박사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논리와 법에 정통하여 어사대부 벼슬까지 올랐고, 훗날 평진후(平津侯)로 봉해질 정도로 유능한 인물이었다. 이런 그가 원고생이라면 두려워 어쩔 줄 몰랐다고 한다. 원고생은 제(齊) 나라 출신으로 《시경(詩經)》에 정통하여 《시경》을 말하는 사람치고 원고생에 뿌리를 두지 않은 자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원고생이 현자를 구하던 무제에 의해 부름을 받았을 때는 그의 나이 90이었는데, 이때 함께 부름을 받은 공손홍에게 ‘곡학아세’ 하지 말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곡학아세’는 배운 것을 나쁜 쪽으로 돌려 세상, 특히 권력자에게 아첨한다는 뜻으로, 평소의 자기 신조나, 소신, 철학 등을 굽혀 시세, 특히 권력과 돈 있는 자에게 아첨하는 행태를 말한다. 자신이 배운 전문지식이나 학벌 따위를 미끼 삼아 각종 권력에 아부하고 꼬리를 치는 출세지상주의 사이비 학자가 날뛰고 있는 현상에 대한 경고의 고사성어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이런 배운 간신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들을 싸잡아 ‘학간(學奸)’이라 부를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수천 년 시공을 초월하여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때로는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되어 있던 왕조 체제보다 더한 것 같아 씁쓸하고 안타깝고 안쓰럽다. 이런 점에서 ‘곡학아세’는 간신이 단순한 현상이 아닌 사회적 현상이자 나아가 하나의 역사현상이란 점을 새삼 확인하게 만드는 성어가 아닐 수 없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곡학아세(曲學阿世)

* 곡의봉영(曲意逢迎)

한나라 때 유학을 크게 발전시킨 공손홍은 박사 원고생에게 ‘곡학아세’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다.(사진은 한 무제와 대화하는 공손홍의 모습)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5월 7일

-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

- 복숭아 두 개로 세 장사를 죽이다.

https://youtu.be/Yf7gOZR9Q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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