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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May 24. 2024

고사성어 365

5월 24일: 부상십즉비하지(富相什則卑下之)

5월 24일의 고사성어(145)


부상십즉비하지(富相什則卑下之)


* 부가 열 배면 그 사람을 헐뜯는다.

* 《사기》 <화식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한나라 무제(武帝, 기원전 156~기원전 87)는 건국 이후 100년 가까이 유지해 왔던 백성들을 ‘쉬게 하면서 인구와 생산을 늘린다’는 ‘휴양생식(休養生息)’의 정책 기조를 바꾸어 정부가 적극 상업과 경제 각 분야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흉노와의 평화관계도 바꾸어 흉노에 대한 강경책을 취함으로써 전쟁이 잦아졌다. 비축되었던 재정과 식량은 점점 고갈되어 바닥을 드러냈다. 무제는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경제정책과 재정에 더욱더 간섭하기 시작했다. 소금과 철을 국가가 전매하는 전매사업으로 바꾼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들 중 하나였다.

경제와 관련하여 국가가 금지와 통제 정책을 적극 시행함으로써 상인들이 억압받고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는 폐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상인은 신분상 불이익을 받았고, 이런저런 악법으로 재산을 몰수당하는 등 갖가지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중에서도 같은 상인들끼리 서로 재산을 고발하게 하여 재산을 몰수하는 ‘고민령(告緡令)’이라는 지독한 악법까지 동원되었다. 법령은 갈수록 촘촘해졌지만 법망을 빠져나가는 수단과 방법은 더욱더 간악해졌다. 그 결과 사회적으로 좋지 못한 현상들이 나타났다. 그러한 현상들 중 하나를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무릇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열 배 부자이면 그를 헐뜯고(부상집즉비하지富相什則卑下之)’, 백배가 되면 그를 두려워하며(백즉외탄지佰則畏憚之), 천 배가 되면 그의 일을 해주고(천즉역千則役), 만 배가 되면 그의 부림을 당한다(만즉복萬則僕).”


사마천은 그러면서 그것이 사물의 이치라고 씁쓸하게 말한다. 이 대목을 오늘날에 적용해도 하등 어색할 것이 없어 보인다. 부와 세태의 관계는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못했나 보다. 분배의 문제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부상십즉비하지(富相什則卑下之), 백즉외탄지(佰則畏憚之), 천즉역(千則役), 만즉복(萬則僕).

탐욕을 부추기는 정책은 결국 사회기풍을 타락시킨다. 사마천은 이 점을 정확하게 인식했다. 사진은 한나라의 화폐인 오수전(五銖錢)이다.(출처: 김영수)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5월 24일

- 하희(夏姬) 

- 하희: 춘추시대 섹스스캔들 여성의 이름

https://youtu.be/KXzsP1cMD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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