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수 May 27. 2024

고사성어 365

5월 27일: 형단정서(衡石程書)

5월 27일의 고사성어(148)


형단정서(衡石程書) 


* 문서의 무게를 달아 양을 정해놓다.

* 《사기》 <진시황본기>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형단정서’는 ‘읽어야 할 문서(죽간이나 목간)의 양을 저울로 달아 정해놓는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진시황(秦始皇, 기원전 259~기원전 210)이 그날그날 검토할 문서의 양을 저울로 달아놓고 그것을 다 검토하지 못하면 잠도 자지 않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이 성어의 ‘石’은 ‘무게 단위’나 ‘무게를 단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단’으로 읽는다.)

진시황은 천하의 크고 작은 일을 그 스스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하루에 읽고 검토해야 할 문서의 무게를 달아 양을 정해놓고 그 양을 채우지 못하면 쉬지도 않았다. <진시황본기> 원문에는 ‘형단양서(衡石量書)’로 나오지만 훗날 ‘형단정서’로 주로 쓰였다.

진시황은 지독한 일중독자였다. 또 독서량이 대단하고 그 수준도 만만치 않았다. 법가 사상가 한비자(韓非子)의 글을 읽고는 이 글을 쓴 사람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며 한탄할 정도로 글을 깊게 이해했다.(한비자가 살아 있는 사람이고 자신의 동문이라는 이사李斯의 이야기를 들은 진시황은 그를 데려오기 위해 전쟁까지 불사했다.)

이 ‘형단정서’ 역시 진시황의 공부가 만만치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의 하나이다. 다만 방대한 통일 제국의 일을 다른 인재들에게 위임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려다 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없는 통일제국이란 생각조차 못했고, 이 때문에 재위 기간 내내 천하순시에 열중했다. 이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진시황의 가장 심각한 문제였고, 이 때문에 최초의 통일 제국이 그가 죽자마자 바로 무너지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형단정서’는 훗날 독서할 시간이나 분량을 정확히 정해놓고 그에 따라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것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형단정서(衡石程書)

* 형단양서(衡石量書)

진시황은 세간의 평가와는 다른 모습을 적지 않게 갖고 있었다. 한 인간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지금은 철거된 진시황릉 앞 진시황 문서 검토의 조형물)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5월 27일

- 보시불여환채(布施不如還債) 

- 재물을 베푸는 것보다 빚을 갚는 것이 낫다.

https://youtu.be/A5YBKth0Eoc

작가의 이전글 고사성어 36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