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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May 30. 2024

고사성어 365

5월 30일: 과염선치(寡廉鮮耻)

5월 30일의 고사성어(151)


과염선치(寡廉鮮耻) 


* 염치를 모른다.

* 《사기》 <사마상여열전>


눈으로 읽으면 낭독하기

‘과염선치’를 그대로 풀이하자면 ‘염치가 드물다’ ‘염치가 적다’는 뜻이다. 이 네 글자는 한 무제 당시 변방이었던 서남이 지역이 한나라가 무력을 앞세워 침입해 올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동요하자 문장가 사마상여(司馬相如, 기원전 179~기원전 118)로 하여금 작성하게 한 격문에 잠깐 등장한다. 

잘못은 부끄러움이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때 제대로 알고 고칠 수 있다. 명말 청초의 혁신 사상가 선산(船山) 왕부지(王夫之, 1619~1692)는 배움과 실천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배우기는 쉬울지 몰라도 좋아하기란 어렵고(학이이호난學易而好難), 행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꾸준히 하기란 어렵고(행이이역난[行易而力難]), 부끄러움을 느끼기는 쉬워도 왜 부끄러운 가를 알기란 어렵다(치이이지난[恥易而知難]).” 


이것이 바로 호학(好學), 역행(力行), 지치(知恥) 3자의 관계인데 왕부지는 그중에서도 ‘지치’를 특별히 강조했다. 

누구든 언행에 대해 비판과 질책을 받으면 이내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런데 그 부끄러움이 자신의 언행을 바로잡는 것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대개는 자신을 나무란 사람들을 원망하고 증오하는 반응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왕부지가 말한 부끄러움을 느끼기는 어렵지 않지만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지를 알기란 어렵다는 말의 의미다. 

‘치(耻)’ 자는 부끄럽다는 뜻을 가진 ‘치(恥)’와 뜻이 같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귀를 뜻하는 ‘耳’ 자와 마음을 뜻하는 ‘心’ 자가 합쳐진 글자임을 금세 알 수 있다. ‘마음의 소리’가 곧 ‘부끄러움’이란 뜻이다. 자기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부끄러움)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곧 양심적인 사람일 것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마음의 귀머거리’라 할 수 있겠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과렴선치(寡廉鮮耻)

* 학이이호난(學易而好難), 행이이역난(行易而力難), 치이이지난(恥易而知難).

‘부끄러움을 아는’ ‘지치’를 강조한 사상가 왕부지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5월 30일

- 천만매린(千萬買隣) 

- 천만금을 주고 이웃을 사다.

https://youtu.be/E768tryxsX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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