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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May 31. 2024

고사성어 365

5월 31일: 도삼촌설(掉三寸舌)

5월 31일의 고사성어(152)


도삼촌설(掉三寸舌) 


* 세 치의 혀를 놀리다.

* 《사기》 <회음후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사기》는 참으로 깊이가 있으면서 날카로운 경구(警句)와 격언들의 보물창고다. 10cm가 채 안 되는 ‘세 치의 혀’로 천하를 마음대로 요리하는 유세가들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전달하는가 하면, 결국 그 ‘세 치의 혀’ 때문에 파란만장한 삶을 비극적으로 마감하는 극적인 장면들도 적지 않다.

한신(韓信, ?~기원전 196)은 항우와 유방의 초한쟁패 와중에서 이른바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즉 ‘우이(牛耳)’를 쥘 정도로 그 실력이 대단했다. 한신의 책사 괴통(蒯通)은 제나라가 유방에게 함락되었다는 소문만 듣고 제나라 공격을 망설이는 한신을 설득하여 제나라를 치게 하고, 결국은 한신을 제왕으로 세웠다. 위 ‘도삼촌설’은 제나라를 공격하도록 한신을 설득하는 괴통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 (제나라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는) 역생(酈生)이란 자는 한낱 변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자는 (권력자의) 수레를 붙들고 엎드린 채 ‘세 치의 혀를 놀려’ 제나라 70여 개 성을 항복받았다고 합니다. 장군께서는 수 만 군대를 이끄는 장수로 한 해가 넘었는데도 겨우 조나라 50여 개 성을 평정하셨을 뿐입니다. 장수로 몇 년을 있었는데 한낱 보잘것없는 유생의 공만 못하단 말입니까?”


한신은 괴통의 ‘세 치의 혀’에 넘어가 제나라를 공격하여 제왕이 되었지만, 괴통의 ‘세 치 혀’를 끝까지 믿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처신하다가 끝내 숙청당하고 만다. ‘세 치의 혀’는 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할 뿐만 아니라 천하의 정세도 좌우할 수 있는, 날 없는 무시무시한 무기다. 인간의 모든 화복(禍福)의 뿌리도 알고 보면 이 ‘세 치의 혀’ 끝에 있다. 그래서인지 불가(佛家)에는 ‘입을 여는 것이 곧 잘못이다’라는 ‘개구즉착(開口卽錯)’의 입조심 경구까지 있다. ‘개구즉착’의 출처는 송나라 때 승려 소담(紹曇)의 《대혜선사찬(大慧禪師贊)》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도삼촌설(掉三寸舌)

* 개구즉착(開口卽錯)

역생은 오로지 세 치의 혀만으로 동방의 강국 제나라를 항복시켰다. 하지만 그 대가로 가마솥에 던져져 삶기는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림은 유방에게 유세하는 역생의 모습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5월 31일

- 사부지치(士不知耻), 위국지대치(爲國之大耻) 

- 배운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가장 큰 치욕이다.

https://youtu.be/DBOszP0pF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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