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수 Jul 29. 2024

고사성어 365

7월 29일: 치이이지난(恥易而知難)

7월 29일의 고사성어(211)


치이이지난(恥易而知難)


* 부끄러움을 느끼기는 쉬워도 왜 부끄러운가를 알기란 어렵다.

* 왕부지(王夫之), 《사해(俟解)》


손으로 써보며 낭독하기

위 명언은 명말청초 위기의 사상가 왕부지(1619~1692)가 “배우기는 쉬워도 좋아하기란 힘들고(학이이호난學易而好難), 어떤 행동을 취하긴 쉬워도 힘껏 유지하기는 힘들다(행이이역난行易而力難). 부끄러움을 느끼기는 쉬워도 왜 부끄러운 가를 알기란 어렵다”라고 한 말에서 나오는 한 대목이다.

이것이 바로 호학(好學), 역행(力行), 지치(知恥) 삼자의 관계이다. 배우길 좋아하고 힘써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면 자신의 언행에서 무엇이 부끄러운 것인지를 알게 된다. 왕부지는 그중에서도 ‘부끄러움을 아는’ ‘지치’를 특별히 강조했다. 부끄러움을 느끼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그것을 숨기기에 급급한 까닭은 사사로운 욕심과 자기 체면 때문이지만 그 근원을 파고들면 왜 부끄러운 가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공부와 실천에 따른 언행에 대한 성찰 부족이다. 그래서 《예기》에서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깝다(지치근호용知恥近乎勇)”고 말한다.

공직자들의 인사 청문회를 보면서 과연 저들이 백성의 쏟아지는 비판과 비난이 무엇 때문인지 알고나 있는지 의심이 들었는데, 왕부지의 이 말을 접하는 순간 깨닫는 바가 있었다. 저들은 부끄러워할 줄만 알았지 왜 부끄러운 가를 모르는 것이다. 아니, 부끄러움이란 것을 아예 모른다. 그러고도 고관대작 자리를 탐을 낸다.

특히 마지막 대목의 경우 지금 우리 통치자와 그 꼭두각시들의 작태를 보면 딱 이 말이 맞다. 그러니 백성들이 왜 욕을 하는지 모를 수밖에. 욕을 먹어 부끄럽고 창피한데 왜 욕을 먹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리어 백성을 원망한다. 그런데 부끄러운 줄은 알까? 또 부끄러움이 무엇인 줄은 알까? 그래서인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죄악은 없다’는 말도 나왔나 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학이이호난(學易而好難), 행이이역난(行易而力難), 차아아자난(恥易而知難).

* 지치근호용(知恥近乎勇)

왕부지 시집의 원고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7월 29일

행필선인(行必先人), 언필후인(言必後人).

행동은 다른 사람에 앞서고, 말은 다른 사람에 뒤쳐져라.

https://youtu.be/6pFxkxrEbQM

작가의 이전글 고사성어 36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