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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1월 10일: 감정지와(埳井之蛙)

by 김영수

1월 10일의 고사성어


감정지와(埳井之蛙)

* 우물 안의 개구리

* 《장자(莊子)》 <추수(秋水)>


눈으로 읽고 소리 내어 낭독하기

우물 안의 개구리가 먼 길을 떠나온 동해의 큰 거북이에게 자기가 사는 우물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개구리의 말을 들은 동해의 거북이가 그 우물 속으로 한 번 들어가보려 했지만 한 발도 제대로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거북이는 자기가 사는 바다의 모습을 개구리에게 일러주었다.


“바다는 거리를 나타내는 그 어떤 말로도 그 크기를 말할 수 없지. 저 옛날 하나라 우禹 임금 때 10년 사이에 9년이나 홍수가 났지만 내가 사는 바다는 조금도 불지 않았지. 은나라 탕湯 임금 때 8년 동안 일곱 번이나 가뭄이 들었지만 바다가 좁아진 적은 없었지. 바다는 어떤 때에도 변함이 없고, 어떤 물체가 더해져도 움직이지 않지. 이런 것이 바로 동해의 큰 즐거움이라네!”


우물 안의 개구리는 동해 거북이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이에 장자는 “마음이 좁고 자잘한 사람이 사물을 보면 마치 ‘대롱 구멍으로 하늘의 크기를 재려는 것 같고, 송곳을 찔러 땅의 두께를 가늠하려는 것’과 같은 짓이다. 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짓인가!”라고 말한다.


바로 위 대목에서 천박한 지식으로 큰 이치를 알려고 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대롱 구멍으로 하늘의 크기를 재고(용관규천用管闚天), 송곳을 찔러 땅의 두께를 가늠한다(용추지지用錐指地)’라는 명구가 나왔다.

이상의 우화에서 저 유명한 ‘우물에 빠진 개구리’를 뜻하는 ‘감정지와’라는 성어가 나왔다. ‘감’은 ‘빠진다’는 뜻으로, ‘감정지와’는 직역하자면 ‘우물 안에 빠진 개구리’가 된다. 이후 ‘감정지와’는 넓은 세상의 형편을 모른다거나 세상을 물정을 모르는 속 좁음이나 식견의 부족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정착했다. ‘감정지와’는 ‘정중지와(井中之蛙)’로도 쓴다. 비슷한 뜻의 성어로 위의 ‘용관규천’, ‘용추지지’가 있다. 또 ‘우물 안에 앉아 하늘을 본다’는 ‘좌정관천(坐井觀天)’이 있다. ‘좌정관천’은 당나라 때의 문장가 한유(韓愈)의 《원도(原道)》에서 나왔다.

‘감정지와’와 같은 뜻의 우리 속담으로 ‘우물 안 개구리’ 또는 ‘우물 안 고기(물고기)’가 있고, ‘댓구멍으로 하늘을 본다’는 속담도 있다. 대개 ‘감정지와’와 ‘용규관천’을 풀이해서 사용한 것 같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감정지와(埳井之蛙)

* 정중지와(井中之蛙)

* 용관규천(用管闚天), 용추지지(用錐指地).

* 좌정관천(坐井觀天)

010.장자(판본).jpg 《장자(莊子)》의 상상력은 무한하여 우주를 넘나 든다. 이 때문에 많은 마니아들을 만들었다.


* 함께 보면 좋은 유튜브 영상

하루 명언공부: 1월 10일 ‘언다필실言多必失’

https://youtu.be/Ydfs4wDPf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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