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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Aug 15. 2024

고사성어 365

8월 15일: 구수존명불상(久受尊名不祥)

8월 15일의 고사성어(228)


구수존명불상(久受尊名不祥) 


* 귀한 이름(명성)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상서롭지 못하다.

* 《사기》 <월왕구천세가>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춘추 후기 오월쟁패에서 월(越) 나라의 공신 범려(范蠡, 기원전 5세기)는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월왕 구천(勾踐, ?~기원전 465)을 패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범려는 너무 커진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나라의 반을 나누어주겠다는 월왕의 제안도 물리치고 제나라로 떠난다. 

이름을 바꾸고 숨어 살던 범려는 해변 가에서 농사를 잘 지어 많은 재산을 모았다. 그러자 제나라에서 그를 재상으로 삼으려 했다. 여기서 범려는 탄식을 하며 바로 이 명언 ‘귀한 명성을 오래 지니고 있으면 상서롭지 못하다’는 말을 내뱉고는 재상 자리를 거절하고 재산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다음 몰래 또 한 번 도망을 쳤다. 

부귀와 영화를 오래 누리다 보면 화가 미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부귀와 영화는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기 쉽고, 주위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를 불러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기란 무척 어려운 경지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더 힘들다는 성서의 말도 있지 않은가? 

범려는 진퇴가 분명했던 인물이다. 명성이란 자신이 만드는 것도 아니고 힘으로 빼앗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명예는 타인의 마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이 이치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범려는 명성을 가지려 하지 않았고, 그 결과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었다.

범려와 함께 월나라를 중흥시켰던 일등 공신 문종(文種)은 범려가 ‘사냥한 토끼가 잡히면 사냥개는 삶긴다’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을 언급하며 함께 떠날 것을 권했으나 때를 놓쳐 월왕이 구천의 눈 밖에 나고 결국은 비참하게 자결을 강요받았다. 문종의 경우를 범려와 비교해 볼 때 ‘진퇴의 관건’은 ‘시기의 선택’과 ‘결단’에 있는 것 같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구수존명불상(久受尊名不祥)

* 토사구팽(兎死狗烹)

도면. 귀한 명성은 오래 유지될 수 없음을 잘 알았던 범려는 전설에 따르면 자신과 월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서시(西施)를 데리고 떠났다고 한다. 그림은 월나라를 떠나는 범려와 서시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8월 15일

- 한단학보(邯鄲學步) 

-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우다.

https://youtu.be/6uL9fQv7J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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