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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Sep 07. 2024

고사성어 365

9월 7일: 순도불순이우민함언(馴道不純而愚民陷焉)

9월 7일의 고사성어(251) - 법과 교화의 작용에 대한 통찰


순도불순이우민함언(馴道不純而愚民陷焉)


* 교화의 방법이 좋지 못하여 어리석은 백성들이 죄에 빠지는 것이다.

* 《사기》 권 10 <효문본기>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한나라 문제(文帝, 기원전 203~기원전 157)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군으로 꼽힌다. 선정과 덕정을 베푼 것은 물론 연좌죄(緣坐罪), 비방죄(誹謗罪) 등 각종 악법을 폐지하는 당시로서는 놀라운 정치를 보여 주었다. 또 문무백관을 비롯하여 백성들과 소통하기 위한 여러 통로를 마련하기까지 했다.

당시 태창령(太倉令) 벼슬에 있던 순우공(淳于公)이 죄를 짓고 벌을 받게 되자 그의 딸 제영(緹縈)은 자신이 아버지 대신을 벌을 받겠다며 글을 올려 죄인의 신체의 일부를 못 쓰게 만드는 육형(肉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제는 조서를 내려 “짐의 덕이 박하고 교화가 밝지 못해서가 아니겠는가? 내가 참으로 부끄럽도다!”라고 한 다음 위의 말과 함께 육형을 폐지하라고 명했다. 백성들이 죄를 짓는 것은 통치의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문제의 자기반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제영은 아버지 대신 벌을 받겠다면서 사소한 죄 때문에 손발을 못 쓰게 만드는 육형의 문제점을 간곡하게 지적했다. 문제는 육형을 폐지하게 하는 한편 각종 악법을 함께 폐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문제가 중국 역사상 가장 어질고 덕 있는 군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나라는 문제의 이 같은 통치철학에 힘입어 그다음 황제인 경제(景帝)까지 이른바 ‘문경지치(文景之治)’라는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문제의 악법 폐지는 법치의 본질이 법을 만드는 데 있기보다는 나쁜 법을 없애는 데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순도불순이우민함언(馴道不純而愚民陷焉).

도면. 제영의 간곡한 호소가 문제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 악법을 폐지하게 만들었다. 제영은 중국 역사상 대표적인 효녀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9월 7일

- 사마소지심(司馬昭之心), 노인개지(路人皆知).

- 사마소의 속내는 길가는 사람들도 다 안다.

https://youtu.be/QQzrCIXyQ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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