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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Sep 10. 2024

고사성어 365

9월 10일: 포전인옥(抛磚引玉)

9월 10일의 고사성어(254) - 낮추어야 얻을 수 있다


포전인옥(抛磚引玉)


* 벽돌을 버려 옥을 가져오다.

* 당, 상건(常建) 《상건집(常建集)》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상건(708~765)은 조하(趙嘏, 약 806~852)의 시를 너무 좋아했다. 그러던 중 조하가 오(吳) 지방 영은사(靈隱寺, 지금의 항주 영은사)로 유람을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조하의 시흥을 자극하기 위해 미리 영은사로 가서 담벼락에 두 구절의 시를 적어 놓았다. 아니나 다를까, 영은사에 온 조하는 담벼락에 적힌 미완성의 시를 보고는 뒤에 두 구절을 덧붙여 완전한 한 수를 만들었는데, 상건의 앞 두 구절보다 한결 좋았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상건의 이런 수법을 ‘포전인옥’이란 말로 평했다.

‘포전인옥’은 북송 때 도원(道原)이 지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다음과 같은 일화에도 나온다. 조주임(趙州稔)이 한 번은 대중들을 모아 놓고 세상의 의심 나고 어려운 문제에 해답을 구하려는 자는 나와 말해 보라 했다. 그러자 한 중이 나와 절을 올렸다. 조주임은 “내 본디 ‘포전인옥’해볼까 했더니 뜻하지 않게 벽돌 덩이 하나를 얻었구나”라며 혀를 찼다는 것이다. 뜻인 즉, 자기 같은 중(벽돌)이 여러 사람들로부터 세간의 문제에 대한 고견(옥)을 얻으려고 말을 꺼냈더니, 중(벽돌)이 나오더라는 것이다.

고대 병서인 《36계》에서는 ‘포전인옥’을 ‘공전계(攻戰計)’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적이 의심하지 않는 사이 늙고 약한 잔병이나 식량 군수품을 이용하여 적을 유인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포전인옥’이 정치에서 활용될 때는 흔히 그 자신에게는 확실한 소견이 없지만 우선 나름대로의 의견을 발표하여 다른 사람들의 보다 심각한 견해를 끌어내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는 다른 사람의 의도와 견해를 끌어내기 위해 자기가 먼저 ‘미끼’가 될 만한 의견을 제기해서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도 한다. 오늘날 일상생활에서 ‘포전인옥’은 겸손한 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참고로 상건의 일화는 사실이 아닌 전설로 보인다. 두 사람의 생몰연도를 보면 상건이 활동할 당시 조하는 태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포전인옥(抛磚引玉)

도면. 상건과 조하의 ‘포전인옥’ 일화가 전해오는 항주의 영은사 대웅전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9월 10일

- 삼지무려(三紙無驢)

- 종이 석 장에 나귀는 없다.

https://youtu.be/2II4hwe-F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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