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왕후장상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
9월 18일의 고사성어(262) - 지금도 심금을 울리는 외침
왕후장상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
* 왕・제후・장군・재상의 씨가 어디 따로 있나?
* 《사기》 <진섭세가>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진나라 말기 농민 반란군의 지도자 진승(陳勝, ?~기원전 208)이 봉기하면서 부하들에게 한 유명한 말이다. 대대로 왕조에 반기를 든 반란군의 우두머리들이 흔히 인용하곤 했다. 우리나라 고려 무신정권 때 반란을 일으킨 노비 만적(萬積)도 이 말을 한 적이 있다.
제 아무리 귀한 몸으로 태어났다 한들 다른 사람과 무슨 구분이 있고 차별이 있느냐는 의미심장한 외침이자, 인간이기는 모두 마찬가지 아니냐는 야유이기도 하다.
듣는 이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이 말은 진나라 말기 맨 먼저 진나라의 폭정에 대항하는 의로운 깃발을 높이 치켜들었던 진승의 입에서 서슴없이 터져 나온 2천여 년 전의 ‘신분해방 선언’이다. 무인의 표현방식은 문인에 비해 한결 단도직입적이고 통쾌하다. 당시 진승은 봉기의 깃발을 높이 들면서 다음과 같이 선동했다.
“이제 우리들은 비 때문에 모두 기한을 어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 기한을 어기면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이다. 설사 죽지 않는다 해도 변경을 지키다 죽는 사람이 원래 열에 여섯일곱이 넘는다. 대장부가 기껏해야 죽지 않는 정도에 만족할 수 있는가? 죽으려면 세상에 큰 명성을 남겨야 하는 것 아닌가? 왕이나 제후, 장수와 재상의 씨가 어디 따로 있어 하늘에서 나는 것이더란 말이냐?”
진승의 봉기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에 자극을 받아 항우와 유방 등 전국 각지에서 봉기군이 벌떼처럼 일어났고, 마침내 거대한 제국 진을 쓰러뜨렸다.
지금으로부터 약 2,200년 전 한 농민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이 외침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몸부림으로 다가온다. 세상은 공평하고 체제와 법은 평등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혀 평등해지지 않았다. 그러니 그 인간의 손으로 만든 체제와 법, 그리고 세상이 공평하고 평등할 리 있겠는가?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왕후장상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
도면. 2,200년 전 위대한 신분해방 선언의 주인공인 진승의 무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9월 18일
- 휴척상관(休戚相關)
- 근심과 기쁨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