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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12월 3일: 침주측반천범과(沉舟側畔千帆過)

by 김영수

12월 3일의 고사성어(338) - 폐허를 딛고 진보하는 역사


침주측반천범과(沉舟側畔千帆過)


* 가라앉은 배 옆을 수많은 배들이 지나다니다.

* 유우석(劉禹錫) <수낙천양주초봉석상견증(酬樂天揚州初逢席上見贈)>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당나라 때의 시인 유우석(772~842)이 북방에서 낙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양주에서 시인 백거이(白居易, 772~846)를 만났다. 두 사람은 당장 자리를 만들어 술잔을 기울이며 기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거이는 유우석을 위한 시를 지어 정치적으로 핍박을 받아 오랫동안 지방을 전전하는 유우석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미래의 운명을 걱정했다.

이에 유우석도 백거이를 위해 ‘처음 만난 양주에서 낙천(樂天, 백거이의 호)이 지어 준 시에 답하여’라는 시를 지었다. 이 시는 새로운 사물을 찬미하는 적극적이고 낙관적인 감성이 충만하다. 오랫동안 핍박받는 자신의 처지에 격분을 토해내면서도 굳건한 의지와 미래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 신념을 담고 있다. 모두 여덟 구로 이루어져 있는데 위 명구는 이 시의 후반부 네 구 앞에 등장한다.


침주측반천범과(沉舟側畔千帆過),

가라앉은 배 옆을 수많은 배들이 지나가고,


병수전투만목춘(病樹前頭萬木春).

병든 나무 옆에서는 온갖 나무들이 꽃을 피우네.


금일청군가일곡(今日聽君歌一曲),

오늘 그대가 지어 준 시를 읽고 나서


잠빙배주장정신(暫凭杯酒長精神).

술 한 잔 기울이며 기운을 차려보네.


오늘날 위 네 구절 중 앞 두 구절을 많이 인용하여 자연계나 사회에서 몰락하고 부패한 것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이상할 것 없지만 역사의 진전에는 전혀 걸릴 것 없다는 것을 비유한다. 진보적이고 새로운 사물은 늘 뒤떨어지고 낡은 것과의 투쟁 속에서 성장하듯이 늘 그것들이 만들어 놓은 폐허 옆에서 새롭게 꽃을 피우고 발전하는 것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침주측반천범과(沉舟側畔千帆過), 병수전투만목춘(病樹前頭萬木春).

* 금일청군가일곡(今日聽君歌一曲), 잠빙배주장정신(暫凭杯酒長精神).

도면. 유우석은 기울어져 가는 당나라를 일으키려 평생 무던 애를 썼던 지식인이었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12월 3일

- 노래오친(老萊娛親)

- 노래자가 부모를 기쁘게 하다.

https://youtu.be/RRP-U2D6H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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