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장지명산(藏之名山), 전지기인(傳之其人).
12월 9일의 고사성어(344) - 뜻을 알아줄 사람을 기다릴 필요 없는 세상을 갈망하며
장지명산(藏之名山), 전지기인(傳之其人).
* 명산에 보관하여 그 사람에게 전하다.
* <보임안서(報任安書)>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司馬遷, 기원전 145~기원전 약 90)은 필생의 업이었던 3천 년 역사서 《사기(史記)》를 완성한 뒤 입사 동기인 임안(任安, ?~기원전 91)에게 편지를 보내 심경을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이제 이 일을 마무리하고 ‘명산에 깊이 보관하여 제 뜻을 알아줄 사람에게 전해져’ 이 마을 저 마을로 퍼져 나감으로써 지난날 치욕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벌을 받는다 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이 명구는 사마천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자신의 역사서가 행여 당대에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다른 원인으로 박해를 받아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염려에서 나온 것이다. 훗날 사람들은 이 구절을 인용하여 책을 감추어 두었다가 훗날 자신의 뜻과 같은 사람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뜻이나, 책을 써서 자신의 뜻을 후세에 전한다는 의미로 널리 쓰였다. 나아가 작품이 대단히 값어치 있어 귀하게 여기는 것을 형용하기도 한다.
이 명구는 ‘장제명산(藏諸名山)’, ‘명산장(名山藏)’, ‘장명악(藏名岳)’, ‘장저술(藏著述)’, ‘명산전(名山傳)’, ‘명산사업(名山事業, 불후의 명작을 비유)’ 등 아주 다양한 형식으로 활용되었다. 청나라 때의 학자 고염무(顧炎武, 1613~1682)는 “이제 책이 완성되었으니 그 판본을 명산에 보관하여 훗날 옛것을 믿는 사람을 기다리련다.”라는 글에서 ‘장판명산(藏版名山)’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장지명산(藏之名山), 전지기인(傳之其人)
* 장제명산(藏諸名山)/명산장(名山藏)/장명악(藏名岳)/장저술(藏著述)/명산전(名山傳)/명산사업(名山事業)
* 장판명산(藏版名山)
도면. 사마천은 억울하게 자신의 성기를 잘라야 하는 치욕을 감수하며 역사서를 완성했다. 당연히 그 역사서가 제대로 전해지길 간절히 바랐다. 그림은 궁형을 당한 후 수염이 나지 않은 사마천의 모습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12월 9일
- 당국자미(當局者迷)
- 장기를 두는 당사자는 길을 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