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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12월 13일: 지여참족(止如斬足), 행여유수(行如流水).

by 김영수

12월 13일의 고사성어(348) - 멈출 때와 나아가야 할 때는 국민이 명령한다


지여참족(止如斬足), 행여유수(行如流水).


* 멈출 때는 발을 자르듯 멈추고, 갈 때는 물 흐르듯 간다.

* 전국, 상앙(商鞅) 《상군서(商君書)》 <상형(賞刑)>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무엇을 뜻하는지 다소 애매하고 살벌한 여덟 글자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개혁가로 꼽히는 상앙, 기원전 약 390~기원전 338)이 지은 것으로 전하는 법가의 명저 《상군서(商君書)》에 보인다. 관련 고사는 이렇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문공(文公)은 19년 망명 끝에 국군 자리에 올랐다. 물론 그의 즉위에 승복하는 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문공은 법을 엄격하게 집행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대신들을 궁중으로 집합시켰다. 별 일도 없는데 갑자기 집합하라는 명령이 내려가자 늙은 대신들 몇몇이 늦게 와서는 불만을 터트렸다. 문공은 이렇게 말했다.


“군왕이 신하들을 소집한다는 것은 일이 있어서가 아닌가. 매번 소집 때마다 무슨 일인지 확인하고 와야 한다면 급한 상황일 때는 어쩌겠는가?”


그리고는 늦게 온 신하에 대한 처벌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담당관은 “당연히 허리를 잘라야 합니다!”라고 했다. 문공은 이들의 허리를 잘라 저잣거리에 조리를 돌렸고, 이후 신하들은 집합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달려왔다.

상앙이 남긴 위의 명언은 군대가 행군할 때의 요령 내지 원칙을 지적한 것이다. 즉, 행군을 멈추라는 명령이 떨어지면 발을 잘라낸 듯 바로 멈추어 꼼짝하지 말 것이며, 전진하라고 하면 물이 흐르듯 바로 나아가라는 뜻이다. 요컨대 군대의 규율이 엄격해야 함을 이렇게 비유한 것이다.

오늘날 이 명언에서 말하는 명령을 국민으로 바꾸면 정확하게 그 의미가 전달될 수 있다. 국민이 멈추라면 즉각 멈추어야 하고, 국민이 나아가라고 하면 서슴없이 나아가야 한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지여참족(止如斬足), 행여유수(行如流水).

도면. 진 문공은 19년 망명 생활을 통해 국가 통치의 이치와 방법 등에 대해 많은 경험과 정보를 쌓았고, 국군이 된 이후 진나라를 확실하게 이끌어 패주가 되었다. 그림은 초나라와 성복(城濮)에서 전투할 때 문공의 모습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12월 13일

- 경보불사(慶父不死), 노난미이(魯難未已).

- 경보가 죽지 않으면 노나라의 난리는 끝나지 않는다.
https://youtu.be/duVfZxf9A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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