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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12월 17일: 이기양양조(以己養養鳥)

by 김영수

12월 17일의 고사성어(352) - 정도(定度)는 상식(常識) 선에서


이기양양조(以己養養鳥)


* 새 기르기를 자기처럼 한다.

* 《장자》 <지락(至樂)>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장자》에 나오는 우화다. 어느 날 아름다운 깃털에 듣기 좋은 울음소리를 가진 새 한 마리가 노나라 임금의 침실로 날아들었다. 새는 신기가 들린 것처럼 방안 곳곳을 날아다녔다. 새가 마음에 들었던지 노나라 임금은 모자를 벗어 새를 잡으려 했다. 하다가 안 되자 임금은 궁녀들과 좌우 시종들에게 새를 잡게 했다. 그리고 한참 뒤 새는 마침내 잡혀서 금으로 장식한 새장 안에 들어갔다.

검고 반짝이는 눈을 가진 이 새는 마치 사람과 어울려 즐거워하듯 명랑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팔짝팔짝 새장 안을 뛰어다녔다. 임금은 마치 새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새의 울음소리에 맞추어 노래까지 흥얼거렸다.

이렇게 임금은 온 정신을 새에다 쏟기 시작했다. 귀찮지도 않은 듯 새를 들여다보면서 하루 종일 흥얼거렸고, 주변의 미녀도 나라일도 다 잊은 듯했다. 새장을 곁에 두고 백관들의 보고를 받았고, 심지어 새에게 백관들을 향해 뭐라도 한 마디 하라는 듯 말을 걸기도 했다.

시종은 맛난 술까지 가져와 새장 안에다 한 잔 넣어 주었고, 궁중 악사에게는 새를 위한 연주를 시켰으며, 주방장에게는 새를 위한 산해진미까지 갖다 바치게 했다. 밤에는 새장 안에다 두툼한 융단을 깔고 그 위에 수를 놓은 비단을 덮었다. 마치 임금 자신의 생활과 똑 같이 새를 돌보게 한 것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새는 하루하루 활기를 잃어갔고, 어느 날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눈알을 뒤집은 채 애처로운 울음소리와 함께 죽었다.

이 웃지도 울지도 못할 우화는 많은 것을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사물과 인간관계에는 정도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지나치면 자신을 해칠 뿐만 아니라 남까지 해치기 때문이다. 자신은 호의를 베푼다고 하지만 실은 상대가 원치 않거나 상대에 맞지 않는 호의는 폭력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기양양조’는 이치와 상식에 맞지 않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일을 처리하는 것을 비유한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이기양양조(以己養養鳥)

도면. 자기 방식, 자기 생각에만 집착하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12월 17일

- 일언위중백금경(一言爲重百金輕).

- 말 한마디가 무겁고 백 금은 가볍다.

https://youtu.be/t1ZB2ZJeW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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