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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12월 21일: 자계중산랑(子系中山狼), 득지편창광(得志便猖狂).

by 김영수

12월 21일의 고사성어(356) - 흉악한 자의 본색


자계중산랑(子系中山狼), 득지편창광(得志便猖狂).


* 너는 중산의 이리, 뜻을 이루자 미쳐 날뛰는구나.

* 《홍루몽(紅樓夢)》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중국 역사상 최고의 고전소설로 꼽히는 《홍루몽》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가(賈)씨 집안의 귀하디 귀한 아씨 가영춘(賈迎春)의 남편 손소조(孫紹祖)는 원래 주색을 밝히고 권무술수에 능한 양아치였다. 손소조는 가씨 집안의 권세가 탐이 나서 장가들기 전에 가씨 집안으로 인사를 드리는 등 갖은 아양을 떨었다. 그러나 일단 혼인을 하자 바로 본색을 드러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작품에서는 중산의 이리와 관련한 고사를 인용하여 손소조의 본색과 가영춘이 맞이할 수밖에 없는 비극을 암시하고 있다.

중산의 이리는 명나라 때 마중석(馬中錫, 1446~1512)의 우화소설인 《중산랑전(中山狼傳)》에 등장하는데 그 고사는 이렇다. 춘추시대 조간자(趙簡子)가 사냥을 나가 이리 한 마리를 잡았으나 동곽(東郭) 선생이 놓아주었다. 그러자 이리는 바로 동곽 선생을 잡아먹었다.

《홍루몽》은 이 고사를 염두에 두고 위와 같은 시를 지었던 것이고, 바로 이어지는 대목은 이렇다.


“금규화류질(金閨花柳質), 일재부황량(一載赴黃粱).”

“금지옥엽 귀한 아가씨(가영춘), 한 순간(결혼 후) 염라대왕 앞으로 가게 생겼네.”


그 뒤 이 명구는 일단 출세하거나 권력을 잡으면 바로 미친 듯 발광하는 본성이 흉악한 자를 비유하는 성어가 되었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자계중산랑(子系中山狼), 득지편창광(得志便猖狂). 금규화류질(金閨花柳質), 일재부황량(一載赴黃粱).

도면. 《홍루몽》은 중국 봉건시대 최고의 소설로 평가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홍학(紅學)’이라는 학문까지 생겼다. 작가는 조설근(曹雪芹, 1715?~1763?)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12월 21일

- 음빙실(飮氷室)

- 얼음을 마시는 집(음빙실)

https://youtu.be/j5nQLIb7XJ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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