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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고사성어의 특징과 매력

by 김영수

연재에 앞서 4

2024년 1월 1일부터 연재할 예정인 ‘고사성어 365’의 연재에 앞서 몇 차례에 걸쳐 고사성어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을 소개한다. 먼저 고사성어의 특징과 매력 등에 대해 알아본다.


고사성어 공부의 선물

고사성어 공부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의 의미를 간명하게 요약해 보겠다.

첫 번째, 요약 능력이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기 지식과 그 내용을 요약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고사성어는 일단 요약되어 있다. 길어야 열 글자이고 기본이 네 글자, 짧으면 두 글자로 요약되어 있다. 이 요약된 고사성어의 내용을 공부하다 보면 요약 능력이 절로 길러진다.

둘째, 요약을 하려면 내용과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내용 파악과 상황 파악이 안 되어 있는데 어떻게 요약할 수 있겠나? 고사성어를 제대로 공부하여 요약 능력이 생긴다는 것은 곧 상황 파악력이 이미 생겼다는 뜻이다. 상황 파악 능력은 상황 판단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것은 덤이다.

셋째, 요약한 것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언어 구사력이 필요하지 않나? 요컨대 언어 구사력이 또 하나의 선물로 따라온다.

넷째, 고사성어는 말한 대로 돌아가기다. 직접이 아닌 간접이고 따라서 돌아가는 우회(迂廻, Bypass)다. 간접이란 말은 직선(直線, Straight)이 아닌 곡선(曲線, Curve)이란 말과 통한다. 갈등을 완화시키고, 부딪히지 않고 돌아가게 만들어주는 충돌을 우회하는 힘도 생긴다.

다섯째, 직접적인 충돌을 우회할 줄 아는 힘과 지혜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모순(矛盾)을 조화시키는 모순 조화력도 생긴다.

여섯째, 이런 힘들이 생기다 보면 인간관계의 수준과 격이 달라지고, 나아가 차원도 달라져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된다. 관계 지속력이다.

일곱째, 각종 사업에 필요한 스토리텔링 능력이 생긴다. 상업 광고를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스토리텔링 기법이 보편화되었다.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인문학적 성찰과 통찰이 광고 안에 담는다. 잘 만든 광고를 보면, 뛰어난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에 깔고 있다. 스토리텔링이 바로 그런 인문학적인 소양과 자질을 길러내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고사성어에서 고사는 그 자체가 스토리이고, 그 스토리를 따라가면 스토리텔링 능력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끝으로 여덟째,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중국인에 대해서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 고사성어에 있다는 점을 꼭 지적하고 싶다. 국가 간의 외교뿐만 아니라 중국과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영역에서 중국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고사성어는 그 필수 코스, 즉 지름길로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고사성어 공부가 줄 수 있는 선물이 뜻밖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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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005. 2016년 사드 배치로 한중관계가 악화되었다. 당시 중국의 외교부장 왕이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항장무검(項莊舞劍), 의재패공(意在沛公)’이란 《사기》 속 명장면인 ‘홍문연(鴻門宴, 홍문에서의 술자리)’을 언급했다. 항장(미국과 한국)이 칼춤(사드)을 추는(배치) 것은 그 의도가 (북한 핵무기나 미사일 방어가 아닌) 패공, 즉 유방(중국)에게 있다는 말로 에둘러 문제의 핵심을 지적한 바 있다. 사진은 항우와 유방이 만나 술을 나눈 홍문연의 현장이다. 이 술자리는 두 사람의 운명은 물론 천하패권의 방향도 바꾸었다.(사진: 김영수)


* 참고 유튜브 영상: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사기》의 다양한 고사성어와 명언명구들(1시간 23분) 외 다수

https://youtu.be/avMIRnRc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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