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라 중국, 쩨쩨한 중국인》
《큰 나라 중국, 쩨쩨한 중국인》
김영수 지음
한때 중국어 강사로 몇 년간 강의를 했다.
강의 중간 중간 양념 같은 멘트를 위해 많은 중국 개론서들을 보았었다.
교사협회의 점잖은 기초 소개서부터 대학교재로 쓰이는 전공 교수들의 중국 개황서들.
유학 기간 동안 느꼈던 중국이야기며, 직접 부딪히며 펼쳐지는 여행기들.
주재원으로 근무 중 갈등을 해결하면서 실재 경험을 풀어 중국과 중국인을 소개하는 도서들. 중국을 소개하는 책들은 많다.
이번에 《큰 나라 중국, 쩨쩨한 중국인》 또한 중국과 중국인을 소개하는 책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리메이크된 노래가 더 히트 치듯, 역시 김영수 교수님이라는 ‘엄지척’ 들게 하는 개론서이다.
그런데 제목이 큰 나라 중국, 쩨쩨한 중국인?
중국인들에게 중역해 알려주면 발끈할 제목이고, 저자의 활동 범위를 모르는 이에겐 반중 입장의 중국 비평서 쯤으로 보임직한 말이다.
저자의 기존 저서들과 활동을 알고 있는 난 큰 나라 중국에 이어 왜 ‘쩨쩨한’이라고 표현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저자 또한 ‘쩨쩨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놓고 고민했던지 몇 장 넘기지 않고 그 의도를 풀어주어 의문은 길게 가지 않았다.
쩨쩨함은 단어 그대로의 뜻을 넘어 정교함이나 확실함의 의미를 품고 있었다.
한중관계의 큰 갈등이 되었던 사드 배치 문제로 국가적인 보복을 넘어 개별 중국인은 유치하고도 쩨쩨한 복수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중국 또는 중국인에게 가해지는 부당함에 대한 보복은 쩨쩨하게 되갚음으로써, 극히 개인적인 사소하게 보이는 쩨쩨함이 오히려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큰 나라 중국, 쩨쩨한 중국인”은 “크면서도 세밀한 중국인” 쯤의 표현인 것이다.
정교하면서도 세밀한 중국인은 큰 나라 중국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살고 있을까.
중국 개황 또는 중국개론 정도의 중국 소개책이면서도 범위가 넓다. 말 그대로 종횡무진이다.
‘중국’ 주제로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는 것이고, 꺼리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중국어 강사 경험이 있는 나에게 특히나 인상 깊었던 주제로는 4대 미녀만 들먹일게 아니라 미남자도 찾아보자며 한 챕터를 구성해 흥미로웠고, 중국 역사상 10대 술자리로 서술한 대목은 책 한 권으로 묶어도 좋을 것 같았다.
더불어 중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은원관계 이야기는 시리즈로 나와도 끝이 없을 것이며, 쩨쩨한 – 정교하고 확실한 중국인을 묘사하는데 좋은 주제였다.
그리고 중간 중간 작금의 한중 관계에 대한 염려와 더불어 대중국 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팁들이 있었다. ‘이러이러한 것들은 숙지해 가면 좋을 것이다’라며 당부 메시지를 곳곳에 넣어 두었다.
아마도 《사기》를 연구해온 작가에게 중국 관련 자문을 구할 때 긴 말보다 이 책을 보시라 라며 권해주려 개론서가 많이 있는 줄 알면서도 김영수표 개론서를 썼을 것 같다.
지금, 미중 패권 상황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에게 일독을 권한다. 반중이라도 좋다. 반중인 그를 친중으로 설득하려 권함이 아닌, 적어도 이 책 정도는 읽고 난후 그가 아직도 반중이라면 그의 얘기를 귀담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2025. 1. 20.
화순인문학교육협회 부회장
체험학습스쿨 ‘동행’ 대표
박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