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복검(李離伏劍)’
시사 고사성어
판간(判奸)의 커밍아웃
2,700년 전의 판사만도 못한 우리 법관들
반란의 여파가 만만치 않다. 상대적으로 덜 하다고 생각한 판사들 역시 검찰 못지않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스스로 커밍아웃하고 있다. 법정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들 한다. 그 동안 말도 안 되는 판결이 많았지만 그래도 믿을 곳은 법원과 판사들이라고 착각해왔다. 이제 판사들 중의 간신인 ‘판간’들이 머리를 치켜들었다. 이참에 확실하게 두들겨 다시는 기를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2,700년 전 춘추시대 진나라의 통치자 문공(文公)에게는 이리(李離)라는 강직한 법관이 있었다. 한번은 이리가 어떤 사건에 대한 부하의 보고를 그대로 믿고는 무고한 사람을 죽게 했다. 이리는 자신을 감옥에 가둔 다음 사형을 선고했다.
이 일을 알게 된 문공은 “관직에는 귀천과 고하가 있고, 형벌에는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급한 일과 천천히 처리할 것의 구별이 있소. 이 사건은 잘못된 보고를 올린 부하 관리의 잘못이지 그대의 죄가 아니잖소?”라고 했다. 이리는 다음과 같은 말로 문공에게 반박했다.
“신은 소관 부처의 장관으로서 지금까지 아래 관리에게 직위를 양보하지 않았고, 받는 녹봉이 많았지만 부하들에게 나누어주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잘못된 보고를 믿고는 무고한 사람을 죽여 놓고 그 죄를 부하 관리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문공이 다시 “그대의 말대로 모든 죄가 상급자에게 있다고 인정한다면, 과인에게도 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자 이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법관에게는 사건을 판결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죄를 잘못 판결하면 스스로 벌을 받아야 하고, 잘못 판결하여 사람을 죽게 했으면 자신이 죽어야 합니다. 왕께서는 신이 사소하고 은밀한 속사정까지 그 의혹을 풀어 잘 판결할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에 법관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잘못된 보고를 듣고 사람을 죽게 했으니 사형이 마땅합니다.”
이리는 문공의 사면령을 따르지 않고 끝내 검으로 목을 베어 자결했다. 이상이 ‘이리가 검으로 자결했다’는 ‘이리복검(李離伏劍)’의 고사다. 사마천은 “이리는 잘못 판결하여 사람을 죽이고 검으로 자결했으며, 문공은 이로써 국법을 엄정하게 했다”는 간결한 논평을 남겼다.
이리의 자결은 법 정신의 수호가 곧 인간 정신의 수호임을 잘 보여주는 아주 귀중한 사례다. 법조계에서 흔히 하는 ‘백 사람의 무죄를 밝히는 일 못지않게 한 사람의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오랜 격언을 2천 700년 전의 법관 이리가 자신의 목숨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법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법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법을 집행하는 자들이 법을 망나니의 칼처럼 마구 휘두르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이리의 자신에 대한 사형판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사형판결을 내리면서 그가 말한 “죄를 잘못 판결하면 스스로 벌을 받아야 하고, 잘못 판결하여 사람을 죽게 했으면 자신이 죽어야 합니다”라는 대목은 강렬하고 짙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 현실이 바로 겹쳐 보이기 때문이리라. 과연 우리 법관들에게 자정(自淨) 능력이 있을지?
A: 어느 날 변호사(법관) 3천 명이 일시에 물에 빠져죽었어. 이게 뭐지?
B: ???
A: 좋은 세상!
영화 <필라델피아>의 한 장면으로 기억한다.(2025년 11월 21일 22:09)
도면. ‘이리복검’의 고사를 나타낸 그림이다.(출처: 바이두)
참고 유튜브 영상: ‘양두구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