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비충천
2026년 한국사마천학회 선정 올해의 고사성어
힘차게 날아오르는 2026년
일비충천(一飛沖天)
구정을 앞두고 한국사마천학회는 2026년을 대변할 고사성어를 선정했다. 참고로 지난 해(2025) 교수신문이 선정한 2025년을 대변하는 사자성어는 ‘변동불거(變動不居)’였다.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뜻이다. 정권 교체와 극한 대립, 불안한 미래 속에서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하며 766명의 교수 중 33.94%의 지지를 얻어 선정되었다. 출처는 《주역》이다.
한국사마천학회의 집단지성이 선정한 2026년의 고사성어는 《사기》 <골계열전>과 <초세가>에 보이는 ‘일비충천(一飛沖天)’이다. ‘한번 날았다 하면 하늘을 찌른다’는 뜻으로 힘찬 기세로 떨치고 일어나는 모습이나 형세를 비유한다.(출전은 《한비자》 <유로喩老> 편이다.) 먼저 그와 관련한 고사를 알아본다.
춘추시대 남방의 강국 초나라의 장왕(莊王, ?~기원전 591)은 임금 자리에 오르고도 ‘3년이나 나라 일을 돌보지 않고’ 향락에만 빠졌다. 보다 못한 강직한 신하 오거(伍擧)가 장왕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오거는 장왕에게 직언으로 충고하는 대신 수수께끼를 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자.
“대왕, 3년을 ‘날지도 울지도 않는(불비불명不飛不鳴)’ 새가 있다면 대체 그 새는 어떤 새입니까?”
“3년을 날지 않았다면 장차 ‘날았다 하면 하늘을 찌를 듯이 날 것이며(일비충천一飛沖天)’, 3년을 울지 않았다면 ‘울었다 하면 세상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일명경인一鳴驚人)’이오.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 그만 물러가도록 하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 장왕은 여전히 방탕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왕을 모시던 대신 소종(蘇從)이 참지 못하고 장왕에게 직언으로 충고했다. 장왕은 이렇게 말했다.
“만약 그대 말을 듣지 않겠다면?”
“이 몸이 죽어 군주가 현명해진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그 뒤로부터 장왕은 놀이를 중단하고 오로지 정무에만 힘을 쏟기 시작했다. 사실 장왕은 3년 동안 은밀히 조정의 분위기와 신하들의 면면을 살피고 있었다. 오거와 소종이 장왕의 의중을 헤아렸고, 장왕은 마침내 떨치고 일어났다. 이어 오거와 소종을 재상으로 발탁함으로써 백성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초나라의 국력은 하루가 다르게 강해져 단숨에 정나라를 정벌하여 천하의 패자가 되었다.
지난 3년 우리는 정말이지 끔찍한 정권과 권력자를 경험했다. 같은 3년이었지만 형세와 시기를 기다리며 날아오를 준비를 한 장왕과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정권이고 권력자였다. 오거나 소종 같은 신하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다. 정말 다행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의 저항과 헌신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했다. 정권이 교체되고 빠른 시간 안에 나라 전체가 안정을 되찾았다. 이제 우리는 ‘일비충천’할 일만 남았다. 그리하여 ‘일명경인’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모두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에게는 어떤 위기든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한국사마천학회 회원 일동)
집단지성의 소중한 말씀들
* 대한민국이 올해부터 '일비충천'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더불어 작년의 고사성어 '변동불거'의 상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니, ‘일비충천’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빈)
* 웅크렸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지금은 잠잠해 보여도, 때가 되면 단번에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르는 그 힘찬 비상.(남)
* ‘일비충천’, 《사기》가 전하는 기다림의 지혜와 도약의 순간(석)
* 지난 3년, 혼군(昏君)과 간신(奸臣)들의 광대놀음의 암울한 시기가 끝났으니, 이제 명군(名君)과 깨어있는 시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일비충천(一飛沖天)’하는 병오년이 되길(병)
* 사마천과 《사기》의 가르침대로 대한민국은 이제 ‘일비충천’을 시작합니다.(훈)
* 중원의 열강들에게 무시당했던 변방 초나라의 장왕이 때를 만나 ‘일비충천’하였다! 대한민국도 그 때가 왔다. 一! 飛! 沖! 天!(종)
* 지난 날 힘겹게 이겨낸 인고의 세월이 병오년(丙午年) 적토마의 기개로 ‘일비충천’할 수 있는 밑거름이었노라 믿습니다.(승)
* 불의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온 대한국민이여, 일비충천의 기세로 인류평화를 선도하는 세계시민으로 우뚝 서기를!(하)
* 나라는 고요하나 허약하지 않았고, 국민은 냉소하나 공허하지 않다. 이제 그들의 노래가 하늘을 뚫으리!(직)
* ‘일비충천’ 다음은 세상(사람)을 깜짝 놀래 킬 ‘일명경인’이 기다리고 있다.(영)
도면. ‘형세를 살피고 때를 헤아린’ ‘심세탁시(審勢度時)’의 리더십으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천하의 패주가 된 초 장왕
도면. ‘일비충천’ 글씨는 봉산 정재경 화백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