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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3월 20일: 계포일낙(季布一諾)

by 김영수

3월 20일의 고사성어(80)


계포일낙(季布一諾)


* 계포의 한 번 약속

* 《사기》 <계포난포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계포일낙’은 ‘계포의 한 번 약속’ 또는 ‘계포의 승낙 한 마디’란 뜻으로 약속의 중요성 내지 한번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것을 비유하는 성어이다. 초한쟁패와 한나라 초기 계포(생몰년 미상)라는 인물의 고사와 관련이 있다. 당초 초나라 사람으로 아첨을 잘하고 권세욕과 금전욕이 강한 조구(曹丘)라는 자가 계포를 찾아와 자신에게 추천서를 써달라며 한 다음과 같은 말에서 비롯되었다.


“초나라 사람들은 황금 백 근을 얻는 것은 계포의 한 번 약속을 얻는 것만 못하다고 말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렇게 유명하게 되셨습니까? 원래 우리는 동향인이기도 하므로 제가 당신의 일을 두루 선전하고 다니면 지금 겨우 양과 초나라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머지않아 당신의 이름을 천하에 퍼질 것입니다.”


당초 조구를 못된 사람으로 취급하던 계포도 이 말에 기분이 좋아져 그를 빈객으로 대접했다. 이 조구로 인해 계포의 이름은 더욱더 천하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중국인은 은혜와 원수에 대한 관념이 다른 어떤 민족보다 투철하다. 오죽했으면 ‘은혜와 원수는 대를 물려서라도 갚아라’는 말까지 있을까? 이를 중국인의 ‘은원관(恩怨觀)’이라 한다. 그런데 이 은원관의 바탕에는 약속이 깔려 있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 타인과의 약속이 전제되어 있다. 심지어 마음으로 한 약속까지도 지켜야 한다는 유명한 사례도 남아 있다. 춘추시대 오나라의 명사 계찰(季札)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외교 사절로 다른 나라들을 방문했는데 서(徐)라고 하는 나라의 임금이 계찰이 차고 있는 보검을 갖고 싶어 했다. 당시 귀족 남자들이라면 검을 차는 것이 예의인지라 차마 보검을 주지 못했다. 계찰이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서를 들렀는데, 그 사이 서의 임금이 세상을 떠났다. 계찰은 그의 무덤을 찾아 무덤 가의 소나무에 자신의 보검을 걸었다. 수행원이 죽은 사람에게 보검이 무슨 소용이냐고 하자 계찰은 “내가 마음으로 보검을 주겠노라 약속을 했다”며 마음으로 한 약속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 일화가 ‘계찰이 검을 걸어두다’는 ‘계찰괘검(季札掛劍)’이란 유명한 고사이다.

약속은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약속의 이면에는 양심과 믿음이란 구속력이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입으로만 한 백 번의 약속보다 한 번의 행동이 중요하다.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성어들로는 일낙천금(一諾千金, 한 번 약속이 천금보다 더 중하다), 계포일락(季布一諾, 계포의 한 번 약속),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 남자의 말 한마디가 천금보다 중하다) 등이 있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계표일낙(季布一諾)

* 일낙천금(一諾千金)

*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

080.계포일낙(계포).JPG 약속의 대명사 ‘계포일낙’이란 고사성어를 남긴 계포의 초상화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3월 20일

- 식도(識途 또는 식로識路)

- 길을 알다.

https://youtu.be/0MiIdk4aw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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