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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3월 19일: 행림춘만(杏林春滿)

by 김영수

3월 19일의 고사성어(79)


행림춘만(杏林春滿)


* 살구나무 숲에 봄이 가득하다.

* 《삼국지(三國志)》 외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행림만춘’은 삼국시대 오(吳) 나라 의사 동봉(董奉, 220~280)에서 비롯된 성어이다. 지금의 복건(福建) 성 출신인 동선은 자신이 치료한 환자의 치료비 대신 산에다 살구나무 다섯 그루를 심게 한 특이한 의사였다. 이렇게 해서 살구나무가 자라면 그 열매를 따서 창고에 저장했다가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곡식과 바꾸었다. 그리고 가뭄이나 홍수가 들어 백성들의 식량이 부족하면 동봉은 자기 곡식을 풀어 빈민을 구제했다. 여기서 ‘행림춘만(杏林春滿, 살구나무 숲에 봄이 가득하다)’, ‘동선행림(董仙杏林, 동봉의 살구나무 숲)’ 또는 ‘예만행림(譽滿杏林, 살구나무 숲에 명예가 가득하다)’이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했다.(‘행림춘만’은 ‘행림춘난杏林春暖’으로도 표현한다.) 모두 동봉의 의술을 칭송하는 표현이자 훗날 의술이 뛰어난 의사를 가리키는 표현이 되었다.

또 여기서 중의(中醫, 중국 의학 또는 중국 의사)를 가리키는 ‘행림(杏林)’이란 단어도 파생되었다. 또 오늘날까지 중의원(中醫院)을 행림이라 하고, 한방축제를 ‘행림제(杏林祭)’라고 칭하는 연유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봉의 고향인 복건성 복주(福州) 장락(長樂)에는 그의 사당이 있는데 그의 반신 소상 위에 걸린 편액에는 ‘현호제세(懸壺濟世)’라는 네 글자가 쓰여 있다. 약이 담긴 ‘호로(壺蘆)를 걸어 놓고 세상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역시 명의가 의술을 베푼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 의사들이 특권층으로 군림하디시피 한 지가 꽤 되었다. 의대의 정원 몇 백 명 늘리는 정책에조차 극렬하기 저항하며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 중앙과 지방 의료혜택 불균형, 돈벌이 잘 되는 특정 과목으로의 과도한 집중으로 인한 의료 서비스 불균형 등등 많은 문제의 근원이 의사 부족임에도 이를 거부한다. 이들에게 동봉의 정신을 본받으라고 해보았자 ‘우이독경(牛耳讀經)’이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동봉 이야기를 소개해본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행림춘만(杏林春滿)

* 동선행림(董仙杏林)

* 예만행림(譽滿杏林)

* 향림춘난(杏林春暖)

* 현호제세(懸壺濟世)

079.동봉.jpg 동봉은 훗날 도교의 신으로 받들어져서 많은 야사가 파생되기도 했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3월 19일

- 교왕과정(矯枉過正)

- 굽은 것을 지나치게 바로 잡으려 하다.

https://youtu.be/bLC6t9nwm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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