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 잠에서 깨어나, 넘어질 듯 급히 서둘러 병상 옆으로 다가 서곤 했다.
잠 들면 업어가도 모르는 나였다. 힘없이 부르는 "여보 " 한마디에 순식간에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영감이 노환으로 입원 중에 있었다. 간병인이 왔다가 하루도 못견디고 가버렸다.
영감의 전화를 받았다. 빨리 와서 자기를 구해 달라고 했다. 겁에 질린 목소리였다.
섬망 중에 간병인을 저승사자처럼 느꼈나보다. 허둥지둥 하던 일을 내던져 놓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 뒤로 스물네 시간 내가 그를 지키게 되었다.
검불 같은 몸이 되어 누워 있었다.
그러다가도 내 옷깃이 스칠 때마다 힘없는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찾았다. 그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우리는 열애 끝에 만나 60여 년을 함께 살았다. 그러나 한 번도 "사랑한다" 는 말을 서로 하지 못했다.
그대신 그는 내가 지나갈 때마다 내 손을 찾았고 , 나는 그때마다 그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