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선수가 된 나의 이야기]
[폴리피와의 만남]
처음 폴리피에게 관심이 간 이유는 폴리피가 프레시안이어서였다.
친해지고 싶었는데 폴리피는 마방 앞에서 손을 조금 올린 것만으로도 놀랐다.
이후에는 마방을 지나다니다 몇 번 마주치는 게 전부였는데 겨울방학이 시작했을 때 폴리피가 처음으로 자기 얼굴을 내 어깨에 대고 가만히 있었다.
폴리피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자기 코를 내 어깨에 파묻고 가만히 있거나 내 귀에다가 따뜻한 콧바람을 넣었다.
그때, 폴리피도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원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아무도 못하게 한 것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폴리피에게 따뜻한 손길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도전]
사람과 친해지는 게 폴리피에게도 처음인지는 몰라도 나이게는 겁이 많은 말이랑 친해지는 것이 처음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지만 인턴 오빠가 말해준 대로 우선 사료를 들고 마방에 들어갔다.
이전에는 항상 마방 바깥에서 간식을 줬는데 마방 안에 들어가서 폴리피를 마주하니 우리 사이에 있던 수많은 벽들 중 하나가 부서진 느낌이었다.
폴리피도 더욱 가까워진 내가 무섭기는 하지만 사료는 좋은지 머리만 쭉 내밀어 사료를 먹었다.
매일매일 아침에 도착해서 폴리피가 밥 먹는 모습을 보고 인사해주고, 점심시간에는 당근이나 홀스 릭스를 주면서 내 손길을 무서워하지 않게 해 주었고,
집에 가기 전에 한번 더 찾아가서 인사를 해줬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폴리피에게 좋은 영향을 줬는지 관상마들을 담당하시는 교관님께서 폴리피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우리의 첫 외출]
약 일주일 후 체중을 재러 폴리피를 데리고 나올 기회가 생겼다.
운동도 안 하고 겁이 많은 폴리피를 데리고 나온다는 게 무서웠지만 내가 무서운 만큼 폴리피도 무서울 거고 우리가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외로 폴리피는 얌전하게 나와서 체중을 재고 얌전히 걸었다. 프레시안만의 힘차고 높은 발걸음이 얇은 리드로프를 통해서 느껴졌다.
그때 다시 한번 폴리피와 친해지고 겁을 덜먹게 해줘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폴리피가 가진 폴리피만의 발걸음은 마방에만 서있을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야 할 걸음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나는 폴리피와 그저 친해지것이 아닌 폴리피가 겁을 덜 먹고 시람들사이에서도 긴장을 풀어 다른 사람들이 폴리피가 어떤 말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후로 나는 행복한 상상에 잠겼다.
나 덕분에 폴리피에 대한 마사회 사람들의 이미지가 바뀌어 폴리피에게 다양한 기회를 준다면 어떨지,
저 예쁜 발걸음으로 마장마술 대회를 나간다면 어떨지, 기승은 못해도 풀이 많이 자란 여름날 데리고 나와서 풀을 먹는 폴리피의 모습은 어떨지, 눈이 온 날
데리고 나와서 눈을 구경시켜 줄 때 폴리피의 반응은 어떨지, 이 모든 걸 할 수 있을 만큼 폴리피와 나 사이에 신뢰가 생겼을 때 폴리피는 어떤 모습일지 너무 궁금했고 꼭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