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선수가 된 나의 이야기]
겨울방학, 나에게는 정말 길고도 험난한 시간이었다.
방학에는 마사회 휴무일인 월요일과 화요일 빼고 매일 나갔다.
아침 8시에 도착해서 3마리를 타고, 3마리 조마를 돌렸다. 눈 오는 날에는 마장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염화칼슘을 뿌렸다.
-10도의 날씨에 하루종일 밖에 있다 보니 감기는 달고 살았고, 입술을 다 텄다.
또, 마장마술 안장을 쓰기 시작했을 때 다리 사이랑 무릎이 다 까져서 너무 아팠고, 매일 타니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체력적인 고통보다 더 힘든 것들이 있었다.
매일 기승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자세와 지켜보시기만 하는 방식의 레슨은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다른 친구들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을 나는 마사회에 쓰는 만큼 얻어가는 게 많아야겠다는 압박감이 너무 강했다.
그리고 주말에만 만나던 우리가 매일 만나서 반나절을 같이 보내다 보니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피할 수도 없고, 쉽게 해결될 것 같지도 않은 갈등들이 쌓여 감정의 골을 더 깊게 만들었고, 하루하루 분위기는 점점 무거워졌다.
날이 갈수록 체력은 바닥을 쳤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보게 되었다. 물론 말들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두 달이었기에 재미있었지만, 때로는 관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폴리피가 나타났다.
폴리피는 내 지친 마음에 희망을 불어넣어 준 유일한 존재였다.
매일 새벽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마사회로 오게 해주는 이유였다.
다음 글부터는 폴리피와의 첫 만남부터 차근차근 써 내려가려고 한다.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특별한 인연과 함께 극복해 내고 있는 수많은 도전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도전들이 담겨있을 것이다
폴리피와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폴리피와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그런 나의 바람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희망이 없어 보여서 폴리피와의 이야기를 쓸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사람들이 폴리피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조언을 얻을 수 있진 않을까 라는 생각에 조그만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