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선수가 된 나의 이야기]
벚꽃 축제 마지막 주에 벚꽃이 남발했다.
그리고 피어난 벚꽃 수만큼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벚꽃을 보러 오는 건지 사람을 보러 오는 건지 모르겠을 만큼 사람들로 꽉 찼고, 가족들 커플들 모두가 사진 찍기 바빴다.
그리고 우리는 실수하면 창피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다시 코스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기 바빴다.
이미 공연을 4번 해봤기 때문에 긴장이 안될 줄 알았는데 관객석이 좁아터질 만큼 많아서 마장 옆도 개방해야 할 만큼 관객이 많으니 더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말 타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고, 즐거워하고, 이렇게 많은 박수를 받아볼 날이 언제 더 있을까 하는 생각에 기대되기도 했다.
엄청난 관심과 집중을 받으며 조금 부담스러운 준비운동을 끝내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지난주보다 정말 많이 좋아진 우리는 지난주에 했던 실수가 거의 없는 채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아직도 크로스파이어가 구보 전에 로데오 하는 것을 고치지 못했었고, 일요일 마지막 공연에서야 찾았다. 내가 간격을 맞추겠다고 너무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고삐 다 양보해 주고 보내면 로데오 없이 구보를 나갔다. 지금이라면 바로 그렇게 했겠지만 왜 그때는 그런 걸 몰랐을까.. 1년 사이에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야겠다.
일요일 오후 마지막 공연에서는 모두가 아무 실수 없이 공연을 마쳤고, 끝나고 나서는 구보로 질주를 하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며 마치기로 했는데 4번째에서 달리던 크로스파이어는 그냥 맨 앞으로 치고 나갔다. 간격을 맞춰야 하니까 계속 수축구보나 보통구보로 갔는데 신장구보를 시키니까 너무 잘했다..
그렇게 마지막에서야 만족할 수 있었던 벚꽃축제가 마무리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내가 말 타는 모습으로 그 많은 박수를 받은 것이 처음이었는데 뿌듯했다.
원래 외부인이 들어오면 안 되지만 동생을 데리고 들어와서 말들을 소개해주고 말 갈기 땋는 것도 보여주고 말들이랑 사진도 찍어줬다. 오전에는 아빠랑 크로스파이어 타고 벚꽃 아래서 사진도 찍었다. 내가 이렇게 해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