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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승능력인증제 정복기: 7급~6급까지의 도전

[어느 날 선수가 된 나의 이야기]

by 나영

마사회에 어느 정도 적응한 후 우리의 첫 목표는 기승능력인증제를 7~4급까지 취득하는 것이었다.

7급:

처음 보는 시험이라 많이 긴장했다.

마사회에서 다른 분들이 시험을 보실 때 보조를 한 적 있어서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알았지만 시험 보는 입장이 되니 느낌이 사뭇 달랐다.

마사회에 들어온 후 웜블러드만 타다가 포니들을 타고 시험 보니 발걸음은 짧고 빨라서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시험을 잘 마쳤다.

장안을 할 때는 고무줄이 한쪽에만 있는 복대를 반대로 연결해서 지적을 받았다

그 순간, 장안 때문에 떨어지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했지만 채점 기준이 그렇게 높지 않아 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덕분에 서로 다른 종류의 복대를 알맞게 연결하는 법도 정확히 배울 수 있었다.


6급:

6급 시험은 내 중간고사 바로 전날이었다.

신청을 해야 할지 말지 오래 고민을 했지만 이번에 못 보면 다음 시험도 미뤄져서 다른 애들이랑 일정이 맞지 않을 것 같아 결국 신청했다.

기승 시험이 끝나면 감독관 분의 피드백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심사위원분께서는 원을 한 바퀴 반 돌아야 하는데 나와 민경이가 반바퀴만 돌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승마 선수의 선배로써, 말하는 건데 대회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시험 하나하나도 모두 중요한 겁니다.

별거 아니라고, 쉬울 거라고 생각하고 연습도 안 해오고 대충 보는 거죠?.”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수험생분들에게도 “저 앞에서 본 학생들과 다르게 한 바퀴 반 제대로 돌으셨어요.” 이렇게 강조하시며 피드백을 주셨다.

옆에서 같이 시험을 본 수험생분들, 교관님 모두 내가 코스를 맞게 그렸다고 하셨고 나 역시 한 바퀴 반을 분명히 돌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씀하셔서 당황했다.

당연히 잘못 보실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이 시험을 가볍게 여기고 대충 보았다고 생각하시니 억울함이 밀려왔다.

선수로 뽑혔지만 대회 한번 나가보지 않은 나로서

이 시험은 정말 중요했다.

코스를 까먹지 않으려고 자기 전에도, 차 타고 이동할 때도, 시험장에 도착해서도 계속 머릿속으로 코스를 그렸다.

고등학교 중간고사 전날 누가 승마 시험을 보러 가냐고 하시는 학원 선생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서 왔는데 이런 말을 듣게 되니 너무 속상했다.

감독관께서 나를 잘 모르셔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라 생각하며 합격만 하면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반바퀴만 돈 것만 감점되고 나머지는 잘했는지 다행히도 합격했다.

우리는 바로 다음 시험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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