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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Jul 10. 2024

[2024  독후기록 44]  리더라면 정조처럼

정조대왕의 숨겨진 리더십코드 5049. 김준혁 교수

[리더라면 정조처럼]

정조대왕의 숨겨진 리더십 코드 5049.

김준혁, 더봄, 2020년 6월, 볼륨 359쪽.



역사書이자 리더십 관련 책입니다.  지금 시대에 널리 읽혔으면 하는 그런 책입니다.  특히 정치를 하시거나 조직의 리더 자리에 계신 분이라면 읽어보셔야 할 필독서입니다.


김준혁 교수님(한신大)은 수원에서 낳고 자라, 지금도 살고 있는, 오리지널 수원사람입니다.  역사교사셨던 아버지의 출근길 자전거 뒷좌석에 앉아, 아침마다 하루 한 꼭지씩 부친으로부터 역사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중앙대 사학과(86학번)를 나와 드물게 정조를 전공한 정조 전문가이자 역사학자입니다.  이름 많이 들어 보셨죠?  JTBC <차이 나는 클래스>에 출연하셔 역사강의를 해준 분입니다.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분이시네요.


현재를 융복합시대라고도 하고, 다른 한쪽에선 ‘불통의 시대’라고도 합니다.  불통의 시대를 뛰어넘어, 소통이 원활한 시대를 만드는데, 훌륭한 소통 방식과 리더십을 실천한 정조대왕의 지혜를 소환해 오셨네요.


조선시대 22代 왕.  11살에 아버지 사도세자가 할아버지인 영조에게 뒤주에 갇혀 죽임을 당한 사람.  老論들로부터 수 없이 많은 생명의 위협과 방해를 받았음에도 왕위에 올라, 즉위 첫 일성으로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를 외치신 분.  25년 재위기간 동안 조선후기의 르네상스를 일군 왕.  위민군주이자 개혁군주인 정조대왕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깁니다.


교수님께선 ‘리더십코드 5049’를 이야기하시는데요.  이 숫자가 자못 궁금했습니다.  활쏘기를 좋아했던 정조는 神弓이었답니다.  활을 쏘면 백발백중의 경지였다는데.  50개의 화살을 쏘아 49발은 명중시키고, 마지막 한 발은 과녁을 겨누지 않고 그냥 허공으로 날리셨답니다.  마지막 한 발을 맞추지 않은 이유는 스스로 겸손해지기 위한 겸양의 마음이었답니다.  무엇이든지 가득 차면 못쓴다는 이치,  최인호 님의 소설 [상도]에 나오는 ‘계영배’의 의미가 연상됩니다.


책은 정조 리더십을 그가 행한 49가지의 정책과 실천의 사례로 풀어 나갑니다.  49개를 전부 옮겨 적는 건 의미가 없을듯해, 사진으로 제시한 목차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굳이 큰 카테고리로 살펴본다면 1) 공부하는 군주(好學君主), 2) 시대의 변화를 읽는 눈을 가진 군주, 3) 신분을 구분하지 않고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해 새로운 시대를 연 군주(서얼허통), 4) 智德體를 갖춘 강건한 군주, 5) 인간적인 모습을 지닌 위민군주,  6) 포용의 정치를 구현한 군주, 7) 북학을 바탕으로 진정한 조선의 진경문화시대를 연 군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정조는 세종대왕에 버금가는 독서狂 이였다고 하는데요.  특히 책을 읽을 땐 반드시 두 번씩 읽었답니다.  처음엔 대강의 구조와 내용을 파악하고, 두 번째 읽을 때 자세히 정독하셨다는데, 이러한 독서법은 독서를 통해 지식을 익히고, 익힌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그 지식을 세상을 위해 사용한다는 마음이 담겨있네요.


인재 등용과 관련하여 반대를 무릅쓰고 번암 채재공을 정승으로 모셔와 자신의 정책을 실질적으로 실행한 점, 서얼허통을 통해 규장각 검서관으로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서이수 등 을 등용한 점, 구름과 비가 만난 격이라는 風雲之會로 표현되는 다산 정약용, 초계문신 임명으로 인재육성 및 인재 POOL을 활용한 내용에선, 온통 자신과 私的 인연이 있는 검사 출신으로 온갖 자리를 도배를 한 사람과 비교가 되더군요.

스스로를 성찰하고 분노를 조절하기 위해 벽에 써 붙였다는 글.  “일은 완벽하기를 요구하지 말고, 말은 다 하려고 하지 말라”는 구절은 곰곰이 되씹어봅니다.

君主民心.  ‘임금은 배고 백성은 배를 띄우는 물이다’.  제대로 된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면 물이 배를 뒤집을 수 있음도 함께 담겨있네요.  말년에 스스로 자호로 삼았다는 만천명월주인옹.  萬川은 백성을, 明月은 군주 자신을 의미해, 온 세상에 골고루 달빛을 비춰주는 것처럼 선정을 베풀고자 한 정조의 리더십이 그립습니다.


교수님은 “우리보다 혁신적으로 미래를 사신 군주”라고 정조대왕을 정의하십니다.

2020년 문재인 前대통령께서 추천하신 네 권의 책중 한 권이 이 책이랍니다.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 리더십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일독을 추천드립니다.


[蛇足]

교수님이 쓴 [화성, 정조와 다산의 꿈이 어우러진 대동의 도시(2017)], [정조가 만든 조선의 최강 군대, 장용영(2018)]과 더불어 이 책이 정조시리즈 3부작의 완결 편이라고 합니다.  시간 되시면 다른 책들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듯하네요.


올해 44번째 책읽기.


#리더라면정조처럼  #정조  #정조대왕  #김준혁  #리더쉽  #독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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