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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Dec 12. 2024

[2024 독후기록 88]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고명환

[古典이 答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고명환, 라곰,  2024년 8월, 볼륨 248쪽,



개그맨 출신 고명환 님의 新作입니다.  지금은 고양에서 메밀국숫집을 운영하며, 강연가로 저술가로 사업가로 왕성히 활동 중입니다.  연예인으로 잘 나가던 시점에 죽음문턱에 다다른 교통사고를 경험하고, 병실에서 책(고전)을 읽으며 자기 삶의 방향을 전환한 분입니다.  11월 말 기사를 보니, 교보문고에서 주는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노벨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와 함께 선정되었습니다.  이 책은 8월 출간 후 10만 권 이상이 팔려 나간 베스트셀러입니다.


古典은 ‘인생의 해답’이라 정의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지고 고쳐지고 보완되어 지금 우리의 삶에 최적화되어 있는 해답.  그럼에도 문제는 직접 가르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라는 점입니다.  무슨 책을 읽느냐 보다 어떻게 읽는지가 중요하며, 반드시 질문을 갖고 읽고 스스로 생각해야 고전이 유용성을 갖게 됩니다.  저도 40년 가까이 매년 평균 100권의 책을 읽어 왔습니다만, 고명환 님이나 前 MBC PD 김민석 님만큼 다독하지는 못하는데(이 분들은 년 2백 권 이상을 읽습니다), 量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질문하고, 생각하며 독서를 해 왔는지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두 분은 매년 한 권 이상의 책을 펴내고, 강연도 하시는데…  비교하지 말아야지!  비교는 불행의 지름길이니.


세 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질문입니다.  책에는 60여 권의 고전이 부분적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다이제스트 한 요약본은 아니니 그걸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고명환 님에 대한 믿음도 있었지만, 수많은 고전 중 어떤 책을 골라 읽을지에 대한 참고를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얼마前 읽은 미술 관련 책에서, 화가분들이 작품 제목을 <無題(Non Title>로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작가의 불친절함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그리는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보는 관람객의 입장에서 스스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내용에 대해 어떠한 제약도 주고 싶지 않은 배려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고전을 읽다 마주치게 되는 인상적 구절에서, 한 템포 쉬면서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자신의 삶에 반추해 보는 게 제대로 된 독서 방법이라는 생각입니다.  


“고전은 여러 번 읽어야 한다.  읽을수록 내공이 쌓인다.  사유의 시선이 높아지고 몸값도 높아진다.  소유는 정지된 것이고, 존재는 움직이는 것이다. 독서에서 소유는 암기고, 존재는 깨달음이다.  콘텐츠에서 소유는 모방이고, 존재는 창조다.  사람에서 소유는 꼰대고, 존재는 청춘이다.  사랑이 그토록 힘든 이유는 사랑의 본질은 존재인데 사람들은 소유하려 들기 때문이다(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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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성공하는 법은 딱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고, 둘째는 지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고전은 우리보다 먼저 살아본 선배들이 남겨놓은 실패하지 않는 법에 관한 매뉴얼이다.”  맞습니다. 성공하는 법을 배우려 氣를 쓰지만, 정작 우리가 배워야 할 건 실패하지 않는 법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성공비결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합니다. “성공 비결은 결심하지 않고 바로 시작하는 것.  인간은 지금 하고 싶지 않아서 결심을 한다.  결국 미루고 싶을 때 결심하는 것이다.”  내일부터 해야지? 말짱 지키지 못할 도루묵입니다.


밑줄 쫙 그은 구절 몇 개 옮겨봅니다.


“피리 소리는 어디서 나는 걸까?  답은 바람도 구멍도 아니다.  이 둘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하루 10분이면 충분하다.  생각하는 시간을 딱 한 번만 가져보자.”


“질문만 살짝 바꾸면 얼마든지 “네”라는 대답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인간 행동의 핵심은 실행이다.”


“인간은 딱 두 가지 상황에서 고통을 느낀다.  결핍에서 오는 고통과 풍족함에서 오는 고통.”


“고전은 인생의 해답이다.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지고 고쳐지고 보완되어 지금 우리의 삶에 최적화되어 있는 해답.”


자 이제 고전을 제대로 읽을 준비가 되셨나요?  그렇다면 “Shall we reading classical literature?”


올해 88번째 책읽기.


#고명환  #고전  #고전이답했다  #독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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