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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Dec 16. 2024

[2024 독후기록 89] 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

최초의 질문에서 패러다임이 되기까지. 이정동

[技術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최초의 질문에서 패러다임이 되기까지.

이정동, 김영사, 2024년 9월, 볼륨 198쪽



12.3 계엄발동으로 혼란했던 정국이 토요일 탄핵가결로 일단 수습되었습니다.

제가 문과 출신이다 보니 이공계 쪽 앎이 많이 부족해 요즘 들어 이과 쪽 책을 의도적으로 자주 읽고 있습니다.([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영향도 받은 듯)  반도체의 역사를 기술한 [칩 워]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대 공과전문대학원 교수이신 이정동 교수님의 책을 선택했습니다.


교수님은 [축적의 시간(2015)], [축적의 길(2017)], [최초의 질문(2022)] 등 을 통해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랜트 퀘스트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그 과정을 총괄하고 계신 분입니다.


책 분량은 200쪽이 안됩니다.  <아침에 시작해서 저녁에 끝내는 세상의 모든 교양 라이브러리> 시리즈로 김영사에서 기획 출간되었습니다.  이 시리즈物을 살펴보니 관심 가는 분야와 알만한 저자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시리즈도 자주 찾아 읽게 될 듯합니다.    


다섯 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핵심은 ‘기술의 진화법칙’을 설명한 4章과, 기술진화와 인간사회와의 관계를 기술한 5章입니다.  에디슨, 아인슈타인, 잡스 등 우리가 소위 ‘천재’라 부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출발합니다.  그런데 창의적인 천재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조건이 충족되기만 하면 누구라도 혁신적인 발명과 발견을 할 수 있다 주장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얼마든지 창의적 기술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생물의 탄생과 진화를 설명한 ‘변이(Variation)=> 선택(Selection)=> 전승(Retention)’의 논리를 차용해 기술 진화의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科學이란 사물의 운행과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며, 技術은 인공물을 만들어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이 둘을 구분합니다.  오늘字 신문기사(캐즘에 빠진 K-배터리,... <아시아경제>)中 2차 전지와 관련 “캐즘(Chasm)에 빠져있다” 내용이 나오던데, ‘일시적 성장 정체’를 의미하는 용어가 캐즘이란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기술도 생물처럼 진화의 법칙이 있다며 ‘기술진화의 특정한 6가지 패턴’을 설명합니다.  첫째, 조합진화.  기존의 기술을 조합하는 방법입니다.  둘째, 굴절적용. A목적으로 발달을 시작하였으나 B(다른) 목적으로 쓰이게 된다는 건데요.  NDIYIA의 GPU가 그래픽을 위해 개발되었으나 병렬연산을 통해 자기 주도학습을 하는 AI에 적용된 사례, 3M에서 개발된 POST IT 사례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셋째, 스몰베팅.  한 번에 조금씩 움직이면서 적응하며 진화해 나가는 과정.  넷째, 경험의 축적과 전수.  ‘시행착오’에서 ‘시행학습(Trial & Learning)’으로, 학술 논문지와 특허제도 등을 통해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기존 지식의 토대 위에서 출발할 수 있음을.  다섯째, 先적응(Preadaptation)과 분화, 마지막으로 생태계와 공진화(서로 다른 종이나 조직이 상호작용하면서 함께 진화하는 현상. 핵심요소로는 상호의존성, 적응과 변화, 공동발전이 있음)를 제시합니다.  이러한 패턴을 통해 탁월한 천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혁신적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5章에서는 기술과 인간과의 관계를 말합니다.  “기술과 인간은 서로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은 그 자체로는 목적이 될 수 없지만, 인간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 스스로 진화의 방향을 설정할 수 없지만, 인간은 소망하는 사회로 향하는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기술의 미래는 인간이 결정한다”는 문장으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초월적 AI를 통해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열릴 지의 여부는, 오직 인간 스스로 결정한다는 말입니다.

관련 책 읽었다고 전체를 이해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대신 생소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력을 높이기에는 독서만 한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89번째 책읽기.


#이정동  #기술은세상을어떻게바꾸는가  #기술  #혁신  #최초의질문

#독후기록  #기술과사회의공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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