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밤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입니다. 요즘 가급적 이공계 쪽 책을 의도적으로 찾아 읽는 중인데요. 이 책 역시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마주친 책입니다.
용문중 님은 포스텍에서 박사를 하고, 대기업 엔지니어로 근무 중입니다. 다양한 과학 지식을 쉽게 설명하는 글에 흥미가 많다는데, 중고생부터 일반인들까지 읽을 수 있는, 과학의 매력이 가득 담긴 책입니다.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탈레스부터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역사 속 과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총 5部입니다. 1部는 복잡한 세상을 꿰뚫는 질문, 과학의 여명기입니다. 고대 그리스와 자연철학, 탈레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과학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합니다. "과학이란 관찰, 실험 등 경험적 방법론을 통해 체계적인 지식을 만드는 학문"이라 정의합니다.
2部에선 神중심의 중세와 과학혁명을 다룹니다. 합리적인 설명을 위한 연역법과 베이컨의 귀납법,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케플러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다는 최초의 근대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거쳐, 과학혁명을 완성한 뉴튼의 물리학을 다룹니다. 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 어디서 많이 들어온 이야기 아닌가요?
3部는 격변을 이끈 근대과학 편으로 산업혁명과 증기기관,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한 화학이야기, 다윈의 진화론과 멘델의 유전법칙, 전자기학을 다룹니다. 열역학 제1법칙인 에너지 보존법칙, 고립계에서는 엔트로피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제2법칙, 절대온도(-273도)에서는 엔트로피가 0이 된다는 제3법칙을 덤으로 얻어 갑니다.ㅋㅋ
현대과학의 출발을 렌트겐이 X선을 발견한 1895년부터로 보는데, 4部에서는 양자역학과 아인슈타인, 거시세계 물리학, 유전공학과 게놈 프로젝트, 우주의 기원을 설명한 빅뱅이론과 우주팽창을, 마지막 5部에서는 나노기술과 입자물리학, 앙자컴퓨터(이번주 구글에서 월 이라는 양자컴퓨터를 보도했었죠. 현 슈퍼컴퓨터가 수백 년이 걸릴걸 단 5分만에 계산해 냈다는), 힉스입자와 암흑물질, 자연에 존재하는 네 가지 힘(중력, 전자기력, 强력, 弱력)을 하나로 묶는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 등 과학의 미래를 다룹니다.
책을 읽고 있는데 석사출신 2차 전지 연구원인 아들이 저를 신기한 듯 쳐다 보더군요. 저는 문과, 엄마는 예술, 아들은 이과출신 이거든요. 과학 관련 책을 읽는 게 아들 눈에 신기해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마디. "40여 년 전에 아빠도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학교에서 배웠단다."
쉽게 쓰이기도 했지만, 들어본 풍월도 있고, 굳이 학생 때처럼 시험을 볼 것도 아니라서,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읽은 책입니다. 제가 편하게 읽을 정도면, 저자분이 성공하신 겁니다. 알고 있는 걸, 문외한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끝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는 태도가 과학적 태도이며, 멈추지 않는 한, 과학이 돌파구를 찾아내어 반드시 답을 찾게 된다는 의미에서 書名에 '돌파하는'이라는 단어를 넣은 걸로 유추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