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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독후기록 13] 스물 하나, 서른아홉

2060 여성들의 뉴 노멀

by 서민호

[스물 하나, 서른아홉]

副題 : 요즘 여성들이 쓰는 뉴 노멀(New Nomal)

김난도 外 5인, 미래의창, 2025년 2월, 볼륨 220쪽.



이번 달 나온 뜨끈뜨끈한 책입니다. 2008년부터 [트렌드 코리아]를 17년째 발간 중인 서울대 소비자학과 트렌드 코리아팀이 한화손해보험 라이프플러스 팸테크(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연구소와 협업하여 나온, 2030 여성에 대한 특정세대 만을 위한 분석서입니다. 젊은 여성분들의 특징과 사고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책입니다. 조사방법으로 표적집단면접(FGD : Target Group Discussion), 전문가 심층인터뷰, 1,200명에 달하는 설문조사(20~49세 여성대상, 40代는 비교군), 그리고 온라인 버즈 분석을 활용했습니다.


2030 여성은 ‘스스로 빛나는 세대’로 표현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울증 진료를 많이 받는 그룹이 20대 여성이라는 점은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2030 여성의 삶을 ME, US, GROWTH 세 키워드를 중심으로 ME는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몸과 마음으로, US에서는 사회적 관계형성을 우정과 사랑, 결혼과 출산으로, GROWTH는 자아와 관계를 통한 성장을 커리어, 투자와 소비 총 6개의 章으로 고찰합니다.


트렌드의 시작과 끝은 ‘사람’이며, 트렌드란 결국 ‘사람의 변화’라 정의합니다. 2030 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가치관이 다를 수밖에 없으며, 개인주의적 가치관을 非정상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상’으로 인식함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New Nomal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몸 章에서는 ‘Me-ism’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나 + 이념’의 합성어로 자신의 삶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자기 관리 뒤에는 높은 자기 이해력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데요. 뷰티뿐 아니라 건강까지 총체적으로 관리한다는 점, 자기 관리의 종착점은 ‘나다운 추구미’로 탄탄한 몸을 갖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됩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바디프로필 촬영에 진심인 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한 번에 예뻐지기보다는 원 포인트(1%씩 예뻐지기) 업 전략은 기존과는 다른 트렌드를 보여 줍니다.


마음 章에서는 피로와 무기력에 빠진 상황을 나타내는 ‘토스트 아웃’이 소개됩니다. 정신과는 다니지만 우울증은 아닌 정신건강 상담을 위해 찾고, 마음이 어려울 땐 철학 책을 읽습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2023)]는 철학교양서 최초로 全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2024년 상반기 교보문고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었답니다(저도 어제부터 읽는 중입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 꺾. 마.)에서 이제는 ‘중요한 건 꺾었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중. 꺾. 그. 마)’로의 트렌드 이동도 인상적입니다.


우정과 사랑 章에선 낭만적 사랑보다 成長 지향 관계에 방점이 찍힌 게 요즘 연예의 핵심임을 알게 됩니다. 사람을 만날 때 직장과 학벌보다는 인스타에 뭐가 뜨는지(관심사)를 중시하며, 엄마랑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 함께 여행을 다니는 ‘친구로서의 가족’ 등장을 접하게 됩니다.


결혼과 출산 章에선 결혼에 적령기가 없어졌음을 알게 됩니다. 저도 서른 된 아들이 있습니다. 연애를 하는지? 결혼생각은 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물어보면 꼰대가 된다는 생각에 물어볼 엄두도 안나고요. 상대방에 대한 검증이라는 수고를 덜기 위해 결혼의 외주화가 일반화되다 보니 결혼정보회사가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결혼式에 대한 인식의 변화, 결혼은 하되 혼인신고와 관련해선 손익계산서를 따지며, 출산이 결혼보다 더 큰 고민임 도 알게 됩니다.


커리어 章에서는 “평생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에게 일은 단지 생계수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의미하는 정체성 임도 발견하게 됩니다. ‘유리천장’ 보다 더 어려운 게 사내 인간관계이며, 남을 책임지는 일은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아 중간관리자를 선호하지 않는 마음도 엿볼 수 있습니다(진급이 우선이 아님). 커리어 성취감을 중요시하고요. 가장 핵심은 출산과 커리어와 관련해 ‘경력단절’ 보다는 ‘독박육아’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투자와 소비 章에서는 연봉이 얼마냐 보단 얼마를 저축 및 투자하고 있는지를 중시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한화손보에서 女性임원으로 재직 중인 친한 동생이 책 좋아하는 저에게 보내준 책입니다.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 나만의 생각과 경험에 의해 왜곡된 시선으로 젊은 세대를 보게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非정상이 아닌 새로운 정상인 2030 여성세대를 이해하는데 이만한 연구서는 없다 생각됩니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세대 갈등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거란 느낌입니다.


올해 13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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