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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독후기록 45] 계속 가보겠습니다

임은정 검사

by 서민호

계속 가보겠습니다

副題 : 내부 고발 검사, 10년의 기록과 다짐

임은정, 메디치, 2022년 7월, 볼륨 328쪽.



임은정 검사의 책입니다. 나온 지 3년쯤 된 책을 꺼내든 건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에선 검찰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겠지? 하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임은정 검사는 1974년 부산출신으로, 98년 사법시험 40회에 합격해, 2001년부터 검사로 근무 중입니다. 광주인화학교 사건(일명 ‘도가니 사건’) 공판검사였고, 2012년 12월 민청학련 사건 박형규 목사 재심에 검찰 측 입장인 ‘백지구형’을 따르지 않고 ‘무죄 구형’을 하면서 조직內 왕따, 블랙리스트 검사로 분류된 사람입니다. 윤석열 정권하에서도 사직하지 않고 꿋꿋하게 소임을 다하며, 자신이 속해있는 검찰 개혁을 위해 소수의 목소리를 내온 소신의 소유자입니다. 이재명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합류했다는 기사를 이번 주 월요일에 들었습니다.


크게 2部로 구성되었습니다. 1部 ‘난중일기’는 검찰 내부 인트라넷인 이프로스에 게시한 글 중심으로, 게시글 全文과 뒷 이야기(해설)를 실었습니다. 무죄 구형 이후, 검사 임명 후 7년마다 법무부 감찰국 주관으로 시행되는 검사적격심사(검찰총장만 제외)를 앞두고 탈락의 공포에 시달렸던 이야기, 동기 일괄 승진 관행에서 제외되어 늦게 승진한 이야기, 조직의 이단아로 왕따, 기수열외(해병대도 아니고) 당한 이야기, 주로 ‘똘아이’, ‘미친년’, ‘꽃뱀 검사’, ‘막무가내 검사’, ‘빨갱이 검사’라는 호칭을 들은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어 나갑니다. 무죄 구형 후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도 “역사는 행동하는 사람들에 의해 쓰인다”라는 자기만의 비망록을 적었다고 합니다. 2017년 나온 영화 <더 킹>에서 감찰부 안희연 검사役의 실제 모델이 임은정 검사라고 한재림 감독이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 힘든 핍박받던 시절인 2013년 12월 배우자 장성윤과 결혼하였는데, 배우자에 대해서는 이름 말고는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습니다.


2部 ‘나는 고발한다’는 1898년 에밀 졸라가 뒤레퓌스 사건에 대해 軍部를 비판하며 <여명>이라는 신문에 게재한 공개 주장에서 제목을 따왔습니다. 검찰 조직의 非상식적이고 내로남불 행태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이 主입니다. 2019년 1월부터 <경향신문>에 연재한 ‘정동칼럼’을 바탕으로, 분량 제한으로 당시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와 뒷 이야기를 모은 글입니다. 읽고 있으면 검찰의 치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검찰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개혁 부분을 “검찰이 반대하는 부분이 검찰의 급소다” 명쾌하게 지적합니다.


새 정부 조직의 장으로 누가 기용 되느냐에 대해 관심이 높은 상황입니다. 법무부 장관이랑 검찰총장에 누가 적임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검찰총장의 자격요건에 대해 인공지능 ‘제미나이’에 물어봤더니, 법조경력 15년 이상이면 가능하더군요. 임은정 검사도 15년 이상이니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판단됩니다. 이름이 같아 자주 헷갈리는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국회의원이자 전 검사 박은정 의원은 1972년생이자 사시 39회로 임은정 검사의 한 기수 선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분이 많이 친한다고 합니다..


책 서두에 이 책에 대해 스스로 “내부고발자(휘슬 블로워)로서, 지금까지 투쟁에 대한 결과보고가 아닌, 중간보고”라 말합니다. 書名처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끝까지 가보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의지가 잘 담겨있습니다.


추천사를 써준 뉴스타파 함께 재단 김중배 이사장은 이 책을 “임은정 검사의 책은 검찰이 이름 그대로 검찰다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는 투쟁의 기록”이라며, 임은정을 ‘국민검사’이자 ‘민주사회의 시민검사’라 정의합니다. 조직에서 왕따 취급을 받으며, 외롭지만 자기가 옳다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 꾸준히 투쟁해 온 임은정 검사가 제대로 된 개혁을 추진하길 두 손 모아 응원합니다.


올해 45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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