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람 PD의 기후 위기 르포
[우리가 말하지 않는 지구]
副題 : KBS <환경 스페셜> 김가람 PD의 기후 위기 르포.
김가람, 알에이치코리아, 2025년 4월, 볼륨 305쪽.
날이 덥습니다. 처서가 지났음에도 선선해지질 않네요. 산불, 폭우, 폭염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기후 위기 상황인데요. 트럼프 美대통령 등 일부 지도자들은 기후 위기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부정한다고 없어지는 일이 아닐 텐데 말이죠.
김가람 PD는 KBS에서 16년 정도 근무한 사람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걸어서 세계 속으로>, <생로병사의 비밀>, <환경 스페셜>등 을 제작한 PD입니다. 특히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먹다 버릴 지구는 없다’, ‘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다’, ‘지속 가능한 지구는 없다’ 네 편의 <환경스페셜>은 큰 반향을 불러왔습니다. 지구 환경 운동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입니다.
총 6章 구성입니다.
1章에서는 자신이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이야기합니다. 여느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계절마다 옷이며 장신구 등을 습관적으로 구입해, 한 철 입고 의류 재활용 폐기함에 넣곤 했답니다. 자원 재활용을 하니 자신이 지구를 살리고 있다는 착각을 했고, 罪의식을 전혀 가지지 못했던 모습을 반성합니다.
2章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는 패스트 패션으로 한 철 입고 버려지는 의류들이 모여져 어떻게 환경을 오염시키는 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나라가 헌 옷 수출 세계 5位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No fashion on a dead planet!(지구가 죽으면 패션도 없다)”는 한 마디로 요약됩니다.
3章 ‘먹다 버릴 지구는 없다’는 버려지는 음식물에 대해 다룹니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으로 정상적인 음식물이 폐기되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볼 때 유제품이나 신선식품의 경우 소비기한을 확인하고 더 오래 기간이 남은 걸 집습니다. 매대 진열방식도 기간이 적게 남은 걸 앞쪽에 진열하다 보니, 습관적으로 맨 앞에 놓여있는 것보다는 뒤에 놓인 걸 의도적으로 집어 옵니다. 그런데 실상 소비기한이 지나도 최소 2주 까지는 세균증식이나 안전도 측면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를 제시합니다. 이 부분이 꺼림칙하다면 해당 내용을 읽어보시길. 이와 더불어 한쪽에서는 버려지는 음식과 과식으로 비만이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먹을 게 없어 기아에 시달리는 양극화가 더 큰 문제입니다.
4章 ‘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다’는 아동 노동 착취를 고발합니다. 케냐의 코발트 광산을 직접 취재했는데요.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만들려면 필수적으로 코발트가 필요합니다. 코발트는 중금속으로 분류되는데요. 이를 채취하려고 보호장구 하나 갖추지 않은 아동들이 하루 1달러 미만을 벌기 위해(하루 한 끼를 먹기 위해) 하루 14시간씩 일을 해야 하는 현장은 보는 이를 마음 아프게 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이미 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었다.”(169쪽)는 문장이 현재시제가 아닌 과거시제라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환경 문제는 못 본 척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도요.
5章 ‘결코 평등하지 않은 세계’는 환경보호와 운동을 강조하는 국가 지도자들이 탄소배출로는 시간당 최고 배출을 하는 전용기를 타고 와 회의에 참석하는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에코백을 들고 자전거를 타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더는 믿지 않는다. 티끌을 모아봤자 티끌이다. 그래서 나는 환경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태산이 저기 있다고 가리키기 위해서.”(213쪽) 아.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이러한 작은 실천이 소중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요.
6章 ‘딱 내 몫만큼의 지구’는 저자의 일상과 생각을 적어 놓은 장입니다.
에필로그에서 환경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로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의 시의성이 어서 빨리 휘발되기를 소망합니다. 1970년대 ‘쥐를 잡자’라는 공익 광고가 지금 보면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처럼, 적극적인 환경 보호 실천으로 환경보전 프로그램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이 어서 오길 기대합니다.
2장, 3장, 4장 마지막엔 세 편의 다큐멘터리로 연결되는 QR코드가 있어, 일일이 유튜브에서 찾아봐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 줍니다. 한 편에 50分 정도니, 책을 읽고 나서 시청하거나, 책 읽을 시간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방송만 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됩니다.
인류는 사라져도 지구는 오래갈 겁니다. 지구와 인류가 같이 오래 살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여기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올해 61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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