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독후기록 97] 손자병법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소준섭

by 서민호

[손자병법]

副題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소준섭, 현대지성, 2025년 10월, 볼륨 378쪽.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았습니다. 강추위로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네요.

성탄절에 읽은 책입니다. 전에도 같은 이름의 책을 여러 권 읽었었는데, 이번 책은 정말 좋네요.


소준섭 님은 한국외대 중문과를 나와 상하이 푸단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를 받은 분입니다. [소준섭의 정명론], [우리가 몰랐던 중국 이야기], [중국을 말한다], [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 [왕의 서재], [사마천 경제학], [중국사 인물 열전], [사마천 사기 56], [십팔사략], [논어], [도덕경] 등 중국 관련 여러 책을 냈네요.

이 책은 올해 10/14일에 출간되었습니다. 나오자마자 <일당백>에서 스페셜로 10/17 방송했고, 10/24일 구입했습니다. 대출해 쌓아 둔 책이 많아 미뤄두다 읽었는데, 지금까지 읽었던 여러 종류의 손자병법 책들 중 최고였습니다. 원문을 전부 실었고, 자세한 해설이 함께합니다. 거기다 중국전문가인 저자답게 97가지 사례를 가져와 중간중간에 제시했고, 부록으로 손자병법을 계승한 실천전략이 담긴 ‘36계’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참고로 36계 줄행랑(주위상계)은 손자병법에 나오지는 않습니다.


손자병법은 손무에 의해 약 2,500년 전에 쓰인 책입니다. 13편, 6천여字인데요. A4지로 5장에 불과합니다. 1~3편은 손자가 생각하는 전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4~6편은 전쟁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방법입니다. 1~6편은 大전략의 중요성을 말하고, 7~13편은 구체적 상황별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편 計는 “먼저 필승의 형세를 갖춘 뒤에야 싸움을 시작한다”라는 핵심 사상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전쟁의 정당성은 명분이 아닌 民心에 달려있습니다.

2편 作戰은 ‘전쟁준비’를 뜻합니다. 전쟁은 반드시 대가를 치릅니다. 전쟁이란 목숨 걸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전쟁의 생명은 속승(빨리 이기는 것)이며, 장기전은 자멸을 부른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3편 모공은 지략과 계책으로 적을 공격한다는 뜻입니다. 가장 유명한 문장인 “지피지기 백전불태(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가 여기에 나옵니다. 그럼에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전략임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4편 形은 실질적 군사력과 물질적 역량을, 5편 勢는 무형의 심리적, 정신적 역량, 작전역량을 의미합니다. 가변적이고 非가시적인 역량이라 수치화되지 않는 역량입니다. 손자병법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가르침中 하나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승리는 내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적이 스스로 약해지거나 분열하거나 실수하기에 얻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승리의 기반은 패하지 않을 기반을 다지는 데 있습니다.

6편 虛實은 말 그대로 허와 실을 다루며,

7편 軍爭은 전쟁의 핵심이 주도권 장악임을 강조합니다.

8편 九變은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과 변동으로, 원칙은 유지하되 유연하게 대응해야 함을,

9편 行軍은 지형의 자연적 특징인 지리적 형세를

10편 地形은 지형의 전술적 의미를,

11편 九地는 전쟁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상황, 지리를 둘러싼 심리와 전략을 다룹니다.

12편 火攻(불을 이용한 공격)과 13편 用間(간첩, 첩자, 스파이를 활용한 정보전)을 통해 특수 작전을 다룹니다. 정보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정보만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는 없고, 정보의 우세가 전투력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12편에서는 安國全軍(국가의 안녕을 지키고 군대를 온전히 보전한다)는 손자병법 전편에 흐르는 최종결론이자 궁극적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전쟁의 목적은 정복이나 살육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결국 백성을 지키고 나라를 온전히 보전하는 데 있는 법입니다.


손자병법이 추구하는 4가지 가치는 全, 知, 先, 善입니다. 全은 온전히 보전하다는 의미. 知는 정확히 아는 것. 先은 알더라도 적보다 먼저 아는 것, 善은 착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능하다’, ‘탁월하다’는 의미로 요약됩니다.


속설에 [삼국지(연의)]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에게는 딸도 주지 말고 상대도 하지 마라 와, [大野望(원제 : 도쿠가와 이에야스(야마오카 소하치 소설))]을 읽은 사람과는 친구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책들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처세술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손자의 [손자병법]도 이런 류의 책에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으로 일독을 강추합니다.

(다른 책으로는 최송목 님의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2024)]도 추천드립니다.


올해 97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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