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독후기록 99] 당신은 연결되어 있습니까?

고전평론가 고미숙

by 서민호

[당신은 연결되어 있습니까?]

고미숙, 창비, 2025년 10월, 볼륨 107쪽.



도서관 신간 서가에 가끔씩 얇은 문고판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고미숙 이란 작가 이름에 주저하지 않고 집어 들었습니다. 강원도 함백 탄광촌 출신. 고려대에서 고전문학 박사를 받고 교수 자리를 얻는데 실패 후, 25년 전 ‘수유연구실’을 열어 고전을 함께 읽고 연구하는 고전평론가입니다. ‘수유+너머’를 거쳐, 2012년부턴 6080세대 주축의 ‘감이당’과 2030 세대 주축인 ‘남산강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삶의 근본적인 문제와 인간의 길에 대해 탐구합니다. 이 분을 처음 알게 된 게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2003)]을 읽으면서입니다. 박지원의 기행문인데,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창비에서 <교양 100그램> 시리즈로, 유튜브 보다 깊게 빠져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 하에 독서와 필사를 한 권에 담은 책을 펴내는 중입니다. 김영란 前 대법관의 [인생독서]를 시작으로, 유시민 작가의 [공감필법], 최재천의 책에 이어 열 번째 책입니다. 100쪽 이쪽저쪽이니 들고 다니며 읽기 편한 사이즈입니다. 필진을 보건데 앞으로 이 시리즈도 애정하게 될 듯합니다.(책값이 13,000원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네요)


책의 주제는 1) 고립과 단절의 일상화에 대한 탐사, 2) 연결이 생명의 근원적 본능이라는 이해, 3) 대중 지성 네트워크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의 다양한 실험 세 가지라고 저자 스스로 친절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간략하게나마 내용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고립과 단절의 일상화는 혼자가 가장 편한 시대, “혼자니까 청춘이다”며 홀로이즘을 이야기합니다. 홀로이즘은 친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개인주의와는 다른 의미입니다. 이 글을 정리하던 중 “대한민국 ‘외톨이’ 250만 명… 하루 한 번 전화하고 9시간 TV 본다”는 국가데이터처의 ‘사회적 관심계층 생활 특성 분석’ 첫 발표 결과 기사를 접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인구, 가구, 취업 정보에 통신, 카드, 신용정보사, 방송 등 4개 민간사의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 자료인데요. 올해 1분기에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고령증, 청년층, 금융소외층, 교류저조층 4대 취약 계층의 사회 활동을 다각도로 조명한 결과인데, 외톨이(교류저조층)의 실태가 내국인의 4.9%로 250여만 명에 달한다니 놀랄 따름입니다. 그럴 거라 추정은 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하니 문제의 심각성을 재인식하게 됩니다.


고독과 고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합니다. 고독은 내적 성장과 변화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자 하는 능동적 행위라면, 고립은 자신만의 공간으로 계속 후퇴하는 수동적 행위입니다. 한마디로 EGO만의 세계입니다. 굳이 이분법적으로 나누면 고독은 좋은 것, 고립은 안 좋은 것이라 할 수 있네요. 사람 모두에게는 연결되고 싶은 열망이 있으며, 지금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우정과 연대임을 강조합니다.


생명의 근원적 본능인 연결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을 먼저 제시합니다. 성인중 60%가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하지요. 읽기가 바로 독서에서 출발하는데, 읽기와 말하기를 하지 않으니, 서로 연결이 되지 않는 출발점이 이곳임을 지적합니다. 더불어 읽기와 말하기는 반드시 글쓰기로 이어져야 하며, 글쓰기는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도 최고라 추천합니다. 사람에게 사람이 필요하다는 건 불변의 이치(90쪽)이며, 연결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자신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함(95쪽)을 강조합니다.


뒷부분에는 강연 시 주고받은 질의응답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맨 뒤에는 ‘기억하고 싶은 문장’으로 책의 중요한 구절을, 옆 페이지에 필사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습니다.


가볍고, 두껍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99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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